도메인(인터넷 주소)도 재산이 되는 시대가 열리고 있다.

이에 따라 도메인을 2천개 이상이나 확보해 놓은 도메인 전문기업이 나왔는가 하면 1천-2천개를 등록한 기업도 3개나 되는 것으로 밝혀졌다.

한국인터넷정보센터(사무총장 송관호)는 5일 국내 법인들의 도메인 등록현황을 분석한 결과 1천개이상 등록한 ''도메인 갑부'' 기업이 4개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가장 많은 도메인을 등록한 기업은 서울 송파구 가락동에 있는 (주)도메인.

정보제공과 컨설팅 사업을 하는 이 회사는 3월말 현재 2천1백96개의 도메인을 등록해 놓았다.

기업 도메인을 두번째로 많이 등록한 기업은 서울의 정보제공 및 컨설팅업체로 1천8백7개를 등록해 두고 있다.

3위는 한국도메인경매(주), 4위는 서울 강남구에 있는 업체로 각각 1천2백14개와 1천25개의 도메인을 등록했다.

(주)도메인이 등록한 도메인의 가치는 약 50억원 정도로 추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도메인 1백개당 1개꼴로 "대박"이 터지고 좋은 도메인의 최고가격이 2억원 정도에 이르러 개당 가치가 2백만원선 정도가 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들 도메인을 유지하는데도 만만찮은 비용이 든다.

도메인 등록 유지비로 한국인터넷정보센터에 내야 하는 돈은 연간 3만3천원.

따라서 (주)도메인은 2천여개의 도메인을 지키는 데만 1년에 7천여만원을 쓰고 있는 셈이다.

(주)도메인은 특허와 관련된 도메인과 "한글자판 도메인"(영문자판으로 한글을 입력할 때 생기는 영문 도메인)을 대거 등록했다.

이 회사 김형근 사장은 "지금까지 확보한 도메인을 이용해 올 하반기중 우리나라 전체를 포괄할 수 있는 E세상이란 이름의 사이트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이 사이트를 네티즌들의 정보, 경제, 생활욕구를 충족시켜줄 수 있는 새로운 개념의 가상공간으로 꾸밀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한국도메인경매(주)는 숫자, 특히 전화번호를 이용한 도메인을 많이 등록해 두었다.

또 이달중 인터넷 사이트(www.kida.net)를 개설, 경매를 통해 도메인을 팔거나 임대해줄 예정이다.

한국도메인경매는 미국에 닷컴(.com) 도메인을 1천여개나 등록해 놓았다.

이 회사 역시 도메인을 유지하기 위해 연간 7천여만원을 쓰고 있다.

이번 조사 결과 기업 도메인을 5백-1천개 확보해둔 기업은 12개, 1백-5백개를 등록한 기업은 1백70개, 50-1백개를 등록한 기업은 2백51개나 되는 것으로 집계됐다.

"도메인 갑부"에 대해 일부에서는 쓰지도 않을 도메인을 무더기로 선점해 놓고 다른 사람에게 거액을 받고 넘기려는 의도라고 비판했다.

그러나 이들 업체의 말로는 외국업체들의 "도메인 공세"에 대비하기 위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김광현 기자 khkim@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