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자동차의 경차 비스토는 해외에서 현대 마크를 달고 "아토스 프라임"이란 이름으로 팔린다.

지난해 8월부터 수출을 개시해 지난해말까지 4천3백91대가 수출됐다.

같은 기간중 내수판매는 6배 정도인 2만5천4백2대. 올해들어서는 정반대 양상이다.

지난 2월까지 내수판매는 4천6백23대로 비슷한 추세를 보였지만 수출은 2배가 넘는 9천8백74대나 됐다.

내수차에서 수출차로 바뀌고 있는 것이다.

경차의 원조격인 티코의 경우 내수는 사실상 포기하고 아예 수출전용으로 갈길을 바꾼 것이나 다름없다.

지난 2월까지 내수는 불과 2백48대인 반면 수출은 20배 가까운 4천1백23대를 기록했다.

현대자동차 아토스도 같은 기간중 수출이 4천32대로 내수판매 1천2백70대의 3배가 넘는다.

국내 시장에서 경차는 "계륵"이다.

포기하자니 아깝고 그렇다고 계속 생산하려면 수지가 안맞는다.

특히 IMF 관리체제를 벗어난 이후 소비자들의 "눈높이"가 중소형차쪽으로 한단계 올라가면서 경차의 내수부진은 갈수록 뚜렷해지고 있다.

경차에 한해 1가구 2차량 구입시 등록세와 취득세 등의 중과세 면제 혜택을 줘왔던 것이 폐지된 것이 "경차 메리트"를 결정적으로 떨어뜨렸다.

현대차와 기아차가 지난 3월 4단 자동변속기를 장착한 아토스와 비스토 새 모델을 각각 내놓은데 이어 대우차는 차량구입비를 6개월후부터 낼 수 있게 한 할부행사를 실시하는 등 꺼져가는 경차 수요를 살리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결과는 신통치않다.

국내 판매가 워낙 신통찮다보니 대리점들은 전시장에서 철수시킨지 오래다.

배기량 8백cc 이하의 경차 내수판매는 올들어 3월까지 2만5천4백53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3%나 감소했다.

특히 월별 판매량은 지난해 11월 1만7백대를 기록한 이후 12월 7천7백대,올해 1월 7천6백대,2월 8천대,3월 9천7백60대 등으로 4개월 연속 1만대를 밑도는 부진을 보이고 있다.

경차는 지난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매달 1만대 이상의 판매실적을 보였었다.

차종별로는 4개 차량중 대우 마티스가 이 기간중 1만5천7백55대가 팔려 경차의 체면을 지키고 있다.

특히 티코는 3개월간 불과 4백24대만 팔려 그야말로 "빈사상태"에 있다.

대우는 티코를 수출용으로만 생산하는 대신 내수시장은 마티즈로 승부를 건다.

이를위해 오는 7월 외관과 사양을 달리한 마티스II를 출시하는 등 마케팅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현대도 올해를 전기로 아토스를 수출용으로만 전환하는 방안을 고려중이어서 경차는 앞으로 수출차로 명맥을 잇게 될 전망이다.

문희수 기자 mhs@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