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와 충남지역에 집중됐던 의사구제역 유사증상과 관련된 신고가 전남북 지역에서도 들어오기 시작했다.

이에따라 의사구제역의 영향권이 서해안 전역으로 확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돼지에게서도 비슷한 증상이 처음으로 신고돼 방역당국이 긴장하고 있다.

정부는 5일 9만8천여명의 농림관련 공무원들에 대해 비상근무령을 내리고 총력 방역체제에 돌입했다.

또 경기.충남 지역에서 개업한 수의사들에 대해 동원령을 발동,예방접종에 투입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효울적인 방역을 위해 현재 10km와 20km로 설정된 오염지역과 경계지역 방역선을 각각 3km와 10km로 축소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남부지방 확산 가능성=지금까지 구제역이나 의사구제역으로 판명된 곳은 경기 파주시와 화성군,충남 보령군과 홍성군이다.

모두 서해바다와 가까운 지역이다.

신고가 접수돼 의사구제역으로 판명될 가능성이 있는 지역도 서해안과 인접한 곳들이다.

여기에다 전북 익산과 전남 영광에서도 유사증상 신고가 접수돼 방역당국이 검사에 착수했다.

만일 전남북 지역 가축들의 질병이 의사구제역으로 확인될 경우 경기도에서 전남에 이르는 서해안 전역이 "구제역 벨트"를 형성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오염경로도 자연히 황사에 의한 공기전파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국제적인 구제역 공인 검사기관인 영국 퍼브라이트 연구소도 지난 4일 수의과학검역원에 통보한 검사결과 보고서를 통해 "한국이 보낸 시료에서 중국 대만 등에서 발견된 것과 같은 "O형" 구제역 바이러스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일본 미야자키현에서 발생한 가축질병도 O타입의 구제역 바이러스 때문이라고 퍼브라이트 연구소가 확인했다.

중국본토를 원조로 하는 O타입의 바이러스가 한국 서해안을 지나 일본 규슈지역까지 오염시키고 있다는 추정이 가능해진다.

특히 충남 서산에서는 돼지에게서 의사구제역과 비슷한 증상이 나타났다는 신고가 들어왔다.

돼지는 소에 비해 바이러스 전파속도 및 치사율이 엄청나게 높아 농림부는 혈청검사와 함께 응급방역을 실시하고 있다.

농림부 관계자는 "이번 구제역 바이러스는 주로 소에서 발생하는 타입이어서 돼지가 감염됐을 가능성은 크지 않다"며 "그러나 최악의 상황을 대비해 응급조치를 취했다"고 말했다.

<>방역 강화=농림부는 수의사법에 따라 의사구제역이 집중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경기.충남 지역의 개업 수의사들을 총동원,예방접종에 투입할 방침이다.

필요할 경우엔 수의과 전공 학생들도 방역활동에 투입할 예정이다.

이를위해 오는 8일 열리는 전국 농대학장 간담회에서 협조를 요청할 계획이다.

이와함께 9만8천여명의 농림관련 공직자와 생산자단체 임직원에 대해 비상근무령을 내렸다.

농림부는 이들을 구제역 방역과 피해 농가 지원,축산물 수급안정과 관련된 사업에 투입할 계획이다.

농림부는 방역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 방역체계도 바꾸는 방안을 적극 검토중이다.

전문가들로 구성된 역학조사위원회는 "방역을 정밀하게 하기 위해 오염지역 한계선을 현재 10km에서 3km로,경계지역 한계선을 20km에서 10km로 축소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건의했다.

오염지역안에서는 가축의 혈청검사와 예방접종을,경계지역안에서는 가축과 차량의 이동을 제한하고 있다.

이밖에 구제역 예방약이 부족하다는 지적에 따라 프랑스 메리알과 독일 바이엘에 예방약 3백마리분을 추가로 발주했다.

< 강창동 기자 cdkang@ked.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