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품 유통전문업체인 스위스의 쥴릭이 4월부터 국내 의약품 유통시장에 본격 뛰어들었다.

쥴릭은 그동안 도매업체 약사회 등의 반발을 의식,상호도 그동안 써왔던 코리아로지스틱스서비스에서 쥴릭파마코리아(대표 하우스 비얼트)로 최근 바꾸고 영업을 강화하고 있다.

이 회사는 향후 3년안에 국내 의약품 유통물량의 15%를 맡는다는 목표아래 취급품목을 국내 중견제약사 제품으로 늘려나갈 계획이다.

쥴릭은 주로 다국적 제약회사 제품만을 취급해왔었다.

이에따라 낙후된 국내의약품유통시장에 적지않은 영향을 줄 것으로 시장관계자들은 예상하고 있다.

쥴릭파마코리아는 최근 전산프로그램의 단일화 작업을 마무리짓고 제일제당의 배송차량과 한독약품의 물류창고를 아웃소싱해 서울시약사회,서울지역 17개 도매상과 컨소시엄형태의 "약국경영협의회"를 구성했다.

이들 도매상은 서울을 17개 권역으로 나눠 의약품 물류를 담당하게 된다.

서울 이외 지역은 16개 도매상이 쥴릭의 의약품 집배송업무를 대행할 예정이다.

쥴릭에 참여한 제약회사는 한독약품 한국베링거인겔하임 한국사노피 한국쉐링 등 10여개사에 달한다.

국내 제약사도 2,3곳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쥴릭은 의약품바코드화 온라인의약품재고관리 등의 노하우를 앞세워 의약분업 실시이후 소형 약국에 필요한 물량의 의약품을 신속하게 공급한다는 전략을 세워놓고 있다.

쥴릭 관계자는 "국내제약업체는 매출액의 10~12%를 물류비로 지출하는 것으로 추산된다"며 "쥴릭에 물류를 맡기면 그 비용을 2~3%선까지 낮출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국내 의약품 도매상 1백65개와 57개 제약사는 물류조합을 결성할 계획이다.

그러나 창고지 선정 등 실무기초작업이 오는7월이후에야 들어갈 것으로 보여 의약품유통 지배권이 외국업체로 넘어가지 않겠느냐는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도매업계의 한 관계자는 "쥴릭이 외자업체의 일반의약품위주에서 전문의약품으로 취급품목을 넓히고 국내제약사도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쥴릭에 물류를 위탁할 경우 시장잠식이 급속하게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정종호 기자 rumba@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