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의 역사는 15세기부터 시작됐지만 골프웨어는 그 뒤 4백여년이 지나서야 일상복과 분리된다.

그 전까지는 골프를 위한 특별한 복장없이 평상복이 그대로 적용된 것으로 골프사는 적고 있다.

특히 여성의 경우 20세기 중반에 이르러서야 스커트 길이가 짧아지는 등 운동복 개념의 편안한 복장을 입을 수 있게 됐다.

골프가 일부 부유층의 전유물로만 여겨졌던 17세기에는 화려하기는 하지만 운동하기에는 거추장스러운 복장이 일반적이었다.

18세기에는 단추가 많이 달린 군복 스타일로 바뀌었고 19세기에 접어들면서 비로소 지금과 같은 골프웨어의 모습을 갖추게 됐다.

남성들의 경우 허벅지길이의 긴 재킷이나 모닝코트(연미복처럼 뒷면으로 길게 늘어진 코트)에 니커보커(승마바지와 비슷한 모양으로 무릎 위는 풍성하지만 무릎 바로 아래에 스타킹을 신어 장딴지를 꼭 조이게 하는 스타일의 바지) 또는 플란넬 소재의 넓은 바지를 입었다.

그러나 여성복은 꼭끼는 허리, 발목 길이의 스커트 등 여전히 비활동적인 스타일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골프가 대중 스포츠로 자리잡은 것은 제1차 세계대전 이후.

특히 미국에서 골프가 급속도로 대중화하면서 패션에 대한 관심도 증대했다.

당시 돈많은 미국 골퍼들 사이에서는 골프의 본고장인 스코틀랜드풍으로 갖춰 입는 것이 유행했다.

위에는 트위드 재킷을 입고 셔츠에 넥타이를 맨 다음 긴 스타킹을 신은후 트위드 캡(작고 납작한 사냥모자) 또는 모직 펠트모자(모직으로 만든 중절모 형태의 중간 크기 챙을 가진 모자) 등을 쓰는 식이다.

반면 여성 골퍼들은 커다란 모자와 발목 길이의 롱스커트를 입었으며 이 시기까지도 바지는 입지 않았다.

특히 주목할 사항은 1930년대에 등장한 비옷.

1938년 미국의 남성잡지 "에스콰이어"는 가벼운 방수재킷과 통이 넓은 바지를 처음으로 소개했다.

제2차 세계대전은 골프에도 많은 영향을 줬다.

일명 "아이젠하워 재킷"으로 불리는 전투 재킷에 타탄(체크)문양의 바지를 입고 핀치 크라운 모자를 쓴 차림이 가장 맵시 있는 콤비네이션이었다.

남자들의 경우 40년대 후반에 반바지가 등장,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이후 이 반바지는 골프뿐만 아니라 전 스포츠 웨어의 주 아이템이 됐다.

50년대에는 "라코스테"의 등장과 함께 니트 소재 셔츠가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60년대에는 타탄 바지가 주종을 이뤘으며 골프공이나 티, 수건 등을 넣는 주머니가 고안되는 등 골프웨어의 기능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기 시작했다.

여성 골프웨어의 경우 70년대에 접어들면서 유행과 기능성이 함께 강조된 다양한 컬러의 티셔츠나 퀼로트 등이 선보이게 된다.

최근엔 유명 골프선수들이 골프웨어를 자기 표현 수단으로 사용하면서 골프는 스포츠중에서도 가장 패셔너블한 스포츠로 떠올랐다.

윤성민 기자 smyoon@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