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르른 4월.

물오른 버드나무가 너울대고 여인네의 치맛자락이 봄바람에 나부낀다.

벚꽃 잎들이 폭설내리듯 쏟아지는 거리의 풍경은 눈부시도록 아름답다.

8일 개봉하는 "4월 이야기 (April Story) "는 우리에게 잘 알려진 이와이 순지 감독이 "러브 레터"에 이어 선보이는 두번째 사랑이야기다.

"사랑의 기적"을 찾아 기나긴 여행에 나서는 한 소녀의 사랑꿈꾸기를 다룬 내용이다.

러브 레터 처럼 이와이 감독 특유의 소녀취향적인 냄새가 물신나는 그런 영화다.

4월 도쿄의 달콤한 꽃향기를 화면에 가득담은 영상미가 돋보인다.

홋카이도에 사는 우즈키(마츠 다카코)는 도쿄행 열차에 몸을 싣는다.

도쿄 무사시노대학에 입학하기 위해서다.

멀고 낯선 땅인 도쿄에 있는 대학을 택한 것은 짝사랑하던 고교선배가 이 대학에 다니고 있다는 이유 한가지 때문이다.

친구들도 거리도 모두 낯설다.

혼자 밥먹고 혼자 영화보고...

비오는 어느날 오후 우즈키는 선배가 아르바이트하고 있는 서점에서 설레임을 간직한 채 그를 만난다.

그에게서 사랑은 이제 시작일 뿐이다.

영화는 너무도 흔한 소녀의 첫사랑에 관한 스토리다.

하지만 화면 곳곳에서 보여주는 4월의 아름다운 자연은 속삭이듯 나긋나긋한 소녀의 발자취와 어울려 황홀감을 안겨준다.

영화속 영화 장면인 "살아있었던 노부나가"는 이와이 감독이 직접 만든 사무라이 영화다.

"러브 레터"에서 받았던 인상과 기대감을 갖고 보면 무리다.

이성구 기자 sklee@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