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각국에서 인터넷 관련 기업의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기업공개를 준비해온 업체들이 일정을 연기하는 등 타격을 입고 있다.

또 현금 대신 주식 교환을 통해 다른 기업을 인수하거나 다른 기업에 투자하려던 인터넷 업체들이 이같은 계획을 속속 포기하고 있다.

6일 아시안 월스트리트 저널은 한국을 비롯,일본 홍콩 대만 등의 인터넷 관련 기업의 주가가 최근 며칠 사이에 큰 폭으로 내려 주식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려던 첨단 기업들이 애를 먹고 있다고 보도했다.

주요 아시아 국가에서 인터넷 등 첨단주의 가격이 내리고 있는 것은 마이크로소프트(MS) 등 미국 나스닥 시장의 첨단 기술주들이 지난달부터 급격한 하강곡선을 긋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이같은 영향으로 일본 히카리통신의 주가는 이달 5일까지 3일 연속 가격제한폭까지 떨어져 지난 2월 최고치에 비해 주가가 4분의1이 됐다.

약간의 차이는 있으나 한국의 코스닥,홍콩 주식 시장에서도 유사한 주가 폭락이 계속되고 있다.

이에따라 액면가의 수십배 내지는 수백배까지 공모가를 끌어 올린후 다시 주가 상승을 통해 단기간에 엄청난 자금을 조달하려던 인터넷 관련 기업들의 기업공개 전선에 먹구름이 끼고 있다.

콜비넷이라는 홍콩 인터넷 기업의 공개를 맡은 홍콩상하이은행(HSBC)은 최근 기업공개 일정을 시장상황이 나아질 때까지 연기하겠다고 발표했다.

콜비넷은 당초 오는 18일 기업을 공개,27억 홍콩달러의 자금을 조달할 계획이었다.

다른 몇몇 홍콩기업들도 공개 시기를 무기한 연기키로했다.

한국의 코스닥,일본의 벤처기업 전문시장인 마더스 등에 상장을 추진중이던 첨단 기업들도 속속 이같은 계획을 재검토중이다.

주식을 상장해도 종전처럼 상장되자마나 주가가 급등할 것이라고 예상할 수 없기 때문이다.

최근 붐을 이뤘던 주식 스와프(교환)을 통한 기업간 인수합병도 주가 하락으로 이제는 어렵게됐다.

단적인 예로 홍콩의 퍼시픽 센츄리 사이버워크스는 지난 2월 홍콩텔레콤을 인수한다고 발표했으나 최근 주가 하락으로 인수계획 자체가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사이버워크스가 인수를 발표하던 지난 2월 이 회사 주가는 28홍콩달러를 넘었으나 이달 5일에는 14.95달러가지 내려갔다.

홍콩텔레콤의 주가 역시 하락세이나 현재 사이버워크스의 주가보다는 높은 수준이어서 주식 교환을 통한 인수 합병 가능성이 극히 불투명해졌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인터넷 관련 기업에 투자했던 벤처캐피털이나 투자은행들이 조기에 투자자금을 회수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아시안 월스트리트 저널은 이와관련,"신생 인터넷 기업들이 투자자들을 설득하는 것이 앞으로 점점 더 어려워지게 됐다"며 "어쩌면 다시는 전과 같은 기회가 오지 않을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김선태 기자 orca@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