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 정보통신업체들 사이에 금융회사 인수붐이 일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벤처기업들이 단기간에 번 돈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하는 것으로 금융회사가 잘못되면 기술개발에 치중해야 할 모기업마저 부실화될지 모른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이동전화기 생산업체인 팬택은 한국개발리스의 자회사인 한국할부금융을 인수하기 위한 작업이 마무리단계에 있다고 7일 밝혔다.

다음주중 계약을 맺을 것으로 보인다.

팬택은 한국할부금융의 빚을 떠안는 조건으로 자본금 2백억원 규모의 이 회사 지분 1백%를 인수할 계획이다.

팬택은 이 회사를 가칭 "한국모기지뱅크"로 이름을 바꾸고 주택관련 금융사업과 벤처캐피털 업무를 할 예정이다.

팬택 관계자는 "앞으로 부동산담보 대출분야와 벤처캐피털 투자사업에 진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코스닥 등록업체인 텔슨전자는 영업정지중인 한국상호신용금고를 인수할 목적으로 최근 금융감독원에 의향서를 냈다.

텔슨전자는 지난해 신은상호신용금고를 인수해 이미 금융업에 진출한 상태여서 금융업을 확대해 가고 있다.

이에 앞서 지난해 골드뱅크는 동양상호신용금고(현 골드금고)를 인수해 자회사로 거느리고 있고 시스템통합업체인 한국디지탈라인(KDL)도 동방상호신용금고를 사들였다.

벤처기업들은 금융회사 인수붐에 대해 안정적인 자금조달 창구를 확보하면서 사업을 다각화하기 위한 전략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벤처기업들이 기술개발보다는 사업영역 확장에만 관심을 두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높다.

미래 성장성이 불투명한 상황일수록 본업에 충실해야 하는데 벤처재벌화 양상을 띠고 있다는 것이다.

김병덕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금융업과 무관한 사업영역을 갖고 있는 벤처기업들의 금융회사 인수는 시너지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워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김준현 기자 kimjh@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