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뱅크가 흔들리고 있다.

일본최대 인터넷투자회사로 사장이 한국계 손 마사요시(한국명 손정의)라는 사실로 더 유명한 소프트뱅크는 2년 연속 거액 적자에다 주가폭락의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소프트뱅크는 6일 지난달 31일 끝난 99년 회계연도중 5백50억엔(약 5천9백30억원)의 세전 손실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도 손실 1백54억엔의 약 4배로 1년전보다 4백억엔이나 급증했다.

이같은 손실로 주가는 이날 하한가로 밀려났다.

하루 낙폭이 5천2백엔(7.1%)에 달하면서 주당 6만8천3백엔으로 떨어졌다.

이로써 이 회사 주가는 5일간(거래일기준) 모두 20%나 폭락했다.

소프트뱅크를 2년 연속 적자로 몰아넣은 주범은 엔고였다.

지난해초 달러당 1백20엔선이던 엔화가치는 현재 1백5엔대로 급등하면서 소프트뱅크는 대규모 환차손을 입었다.

지난 1년간 소프트뱅크는 금리가 거의 제로인 일본에서 엔화를 빌려,이 돈을 달러화로 바꾼 다음 미국내 자회사들에 빌려줬다.

이후 미국내 자회사들은 빌려간 돈을 달러화로 갚았다.

이 과정에서 엔고가 발생,소프트뱅크는 무려 4백75억엔의 환차손을 당하게 됐다.

즉 소프트뱅크는 엔화가치가 달러당 1백20엔일때 1백20억엔을 일본금융기관에서 대출한후 이를 달러화로 환전,1억달러를 미국내 자회사에 빌려준다.

후에 미국내 자회사가 1억달러를 갚을때 엔화가치가 달러당 1백10엔이라면 소프트뱅크는 고스란히 10억엔의 환차손을 입는다.

소프트뱅크는 1억달러를 받아 이를 엔화로 바꿔 은행에 갚아야 하는데 1억달러는 1백10억엔 밖에 안되기 때문이다.

환차손외에도 소프트뱅크가 지난 96년에 인수한 미국기업 킹스턴테크놀로지와 지프데이비스의 채무를 청산하기 위해 투입한 2천억엔도 손실확대 요인이 됐다.

소프트뱅크는 지난달 마지막주에 계열사인 소프트뱅크테크놀로지의 주식을 5백89억엔어치나 매각했으나 경영실적을 흑자로 만드는데 실패했다.

더욱이 소프트뱅크가 그동안 투자한 각국의 인터넷관련 업체들의 주가가 최근 급락함에 따라 주식평가익도 크게 줄어들고 있다.

워버그 딜런증권 일본현지법인의 투자분석가 나카코 고타는 적자누적으로 소프트뱅크주가가 조만간 6만엔으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앞서 지난달말 영국 이코노미스트지는 소프트뱅크의 장래가 불투명하다고 경고,주목을 끌었다.

이정훈기자leehoon@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