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약재로 쓰이는 장뇌삼과 인삼은 물론 참깨 고추 등 50억원 어치의 중국산 농산물을 몰래 들여와 시중에 유통시킨 판매상과 보따리상 등 65명이 검찰에 무더기 적발됐다.

서울지검 특수2부(이덕선 부장검사)는 9일 중국산 장뇌삼 3천6백여 뿌리를 유통시킨 이모(44)씨와 농약성분이 든 미삼으로 인삼차를 만들어 판 S인삼 대표 윤모(64)씨 등 8명을 관세법 및 식품위생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또 중국산 농산물의 원산지를 속여 판 우모(36)씨 등 도.소매상 7명을 불구속 또는 약식기소했다.

검찰은 장모(32.여)씨 등 보따리상 50명에 대해서는 특별관리토록 관세청에 통보하는 한편 이들로부터 장뇌삼 참깨 건고추 등 밀반입 농산물 10여t을 압수했다.

검찰에 따르면 이 씨는 지난98년부터 중국을 오가는 보따리상들이 들여온 장뇌삼 6천여 뿌리를 매집,이중 3천6백여 뿌리를 모두 5천여만원을 받고 도.소매상에 판매한 혐의다.

조사결과 중국산 장뇌삼을 매집하는 수집상들은 보따리상에게 뿌리당 5천원 정도에 사들여 1만5천원에 판매업자에게 넘기고 판매업자들은 주로 주부들에게 국산으로 속여 5만~20만원에 팔아온 것으로 드러났다.

또 윤씨는 지난97년3월부터 밀반입한 중국산 미삼 9.4t을 원료로 만든 인삼차를 국산으로 둔갑시켜 서울 신촌의 중소 면세점 등에 6억원 어치를 유통시킨 혐의다.

검찰은 윤씨가 판매한 미삼 분말을 분석한 결과 국내에서는 사용금지된 농약인 퀸토젠(PCNB) 성분이 기준치의 3배 이상 검출되는 등 안전성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중간수집상 신성옥(42.구속)씨는 지난해 12월부터 보따리상 48명을 직접 고용,중국에서 고추 33t과 참기름 3t 등 3억8천만원 어치를 밀반입해 시중에 유통시킨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보따리상 장씨 부부의 경우 1인당 휴대품 총량이 80 까지 허용되는 점을 악용,지난98년 6월부터 중국을 2백여차례 오가며 컨테이너 2개 분량인 20t 가량을 들여와 사실상 "인간 컨테이너" 역할을 했다고 검찰은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보따리상을 통해 휴대품으로 반입되는 중국산 농산물은 현행법상 안전성 검사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국민건강을 위협하고 있다"며 "단속강화와 함께 안전성 검사 근거 규정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김문권 기자 mkkim@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