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변화는 김정일 체제가 확고히 자리잡은 바탕위에서 본격적으로 추진됐다는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94년 김일성 사망이후 중단된 북한의 개방정책은 98년 김정일 체제가 출범한뒤 1년여의 준비기간을 거쳐 올들어 본격화됐다는 분석이다.

지난 91년 "합영법"을 제정하고 나진과 선봉을 개방하면서 시작된 북한의 개방정책은 "북핵" 문제가 이슈로 등장하고 긴장관계가 조성되면서 곧바로 주춤거렸다.

94년 미국 카터 전 대통령의 방문을 계기로 긴장이 완화됐지만 곧바로 김일성 주석이 사망하면서 북한은 체제유지가 급선무가 돼 완전히 빗장을 걸었다.

지난 98년 9월 북한은 헌법을 개정해 김정일을 "국가 최고의 직책"인 국방위원장으로 재추대, 김정일 체제를 본격 출범시켰다.

김정일은 군부를 통한 정권유지에 자신감을 보이면서 남북경협 등을 본격적으로 추진했고 그해 11월 금강산 관광이 시작됐다.

지난해에는 남북 고위급 정치회담을 제의하고 윌리엄 페리 미 대북정책 조정관의 방북을 허용하기도 했다.

서방과 관계개선에도 적극 나서 올 1월 북한은 이탈리아와 수교를 맺고 호주 필리핀 캐나다 영국 등 서방과도 수교를 추진중이다.

김정일은 지난 3월5일 북한 중국대사관을 방문하며 국제사회에 모습을 본격적으로 보이기 시작했다.

중국과 협력을 강조한 그는 지난달 백남순 외상이 중국을 방문했을 때 주룽치 총리등의 방북을 요청하고 아울러 김정일의 중국방문 의사도 전했다.

중국 인민일보와 미국의 뉴욕타임스 등 외신은 이같은 김정일의 행보에 대해 "북한이 외부와 접촉에 나선 것은 외부의 어떠한 위협에도 권력을 유지할 자신감이 생긴 때문"이라 분석하고 "김정일의 중국방문은 상하이 등 중국 개방정책의 현장을 둘러본뒤 북한개방을 가속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정태웅 기자 redael@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