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정상회담 발표는 4.13 총선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

남북문제가 국민적 관심사라는 점에서 접전을 벌이고 있는 수도권 선거판도에 큰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강하다.

총선을 3일 앞둔 지금 정상회담 개최가 여야중 어느쪽에 유리하게 작용할지를 예단하기는 어렵다.

무엇보다 이번 남북정상회담은 무력시위 등 북한의 도발위협을 안정희구 세력의 표로 연결시켰던 과거의 "북풍"과는 성격이 정반대이기 때문이다.

북한과의 화해 추진이라는 전혀 새로운 접근이라는 점에서 유권자의 표심을 가늠키가 어렵다는 얘기다.

또 "포용정책의 결실"이라는 여당의 논리가 먹힌다면 여당에 유리하게 작용하겠지만 "선거용"이라는 야당 논리가 힘을 얻으면 "역풍"이 불수도 있다.

그러나 남북문제를 정부 여당이 주도하고 있다는 점에서 남북관계 진전의 공은 여당에 돌아갈 가능성이 높다는게 정치권의 일반적 분석이다.

정상회담이란 재료가 지역구도로 진행되는 선거구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이나 수도권에서는 여당에 "호재"로 작용할 것이란 시각이 강하다.

"일관되게 추진해온 대북 포용정책의 결실"이란 점이 부각되면 북방정책에 대한 야당의 무차별 공격은 오히려 감표 요인이 될수 있다는 계산이 담겨 있다.

또 이번 발표로 이북 5도민과 접경지역 주민 등을 포함해 보수 안정희구세력을 여당 표로 연결시킬수 있는 호재로 작용할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지난 총선때 발생한 북한의 무력시위 사건이 수도권 선거에 2~3% 정도 영향을 미친게 이를 말해 준다는 것이다.

북한특수 등 경제적 측면도 여당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선거의 핫이슈인 "북한특수 공방"이 정상회담 개최 합의로 실현 가능성 쪽으로 무게가 실리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남북정상회담에 이르기까지는 상당한 우여곡절을 겪겠지만 당장의 선거에는 유리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야당이 이 문제를 조직적으로 쟁점화할 충분한 시간적 여유가 없다는 점도 여당에는 유리한 측면이다.

반론도 만만치 않다.

우선 발표가 총선 직전이란 점에서 역풍 가능성이 점쳐진다.

과거 여당은 선거 직전에 대북문제를 선거에 이용해 온게 사실이다.

이번의 경우 북한과의 화해라는 새로운 도식이기는 하지만 선거를 3일 앞둔 시점에서 정상회담 일정이 발표됨에 따라 "과거 정권과 다를게 없다"는 비판적 시각도 적지 않다.

당장 야당은 "이면거래 의혹"을 제기하며 총선용이라고 대대적인 공세를 취하고 있다.

남북문제를 총선후 발표할 것이라는 약속을 어기고 서둘러 발표한 것은 총선 국면을 전환시키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는게 야당측의 주장이다.

야당의 이같은 논리가 먹힐 경우 유권자의 견제심리를 자극해 역풍이 거세게 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박지원 문화부장관이 이날 기자회견에서 발표시점과 관련, "북측에서 조기 발표하자고 했다"고 밝힌 것도 야당의 이런 의혹 제기를 불식시키기 위한 대응책인 셈이다.

어쨌든 총선을 앞두고 나온 정상회담 개최란 재료는 선거판도에 중대한 영향을 주는 마지막 변수로 등장한 것이다.

이재창 기자 leejc@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