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칩이 다시 뜨고 있다.

미국 셀레라사가 인간의 유전자 염기서열(게놈)을 완성했다는 발표가 계기가 됐다.

나스닥시장의 급락을 극적으로 저지한 주인공도 바로 바이오칩이다.

이 바람을 타고 국내 증시에서도 이른바 바이오칩으로 분류되는 종목들이 다시 뜀박질할 채비를 갖추고 있다.

바이오칩의 위력은 작년 하반기부터 극명하게 나타났다.

미국시장에서 발생한 바이오칩 돌풍은 전세계적으로 파급됐다.

올들어 지난 3월초까지 미국 바이오관련주는 90%이상 폭등했다.

국내에서도 마찬가지다.

마크로젠은 코스닥시장에 등록하자마자 25일 연속 상한가 행진을 지속했다.

이 기간 주가는 1만50원에서 18만5천원으로 치솟았다.

바이오시스도 작년 12월3일 3만2백원(5천원 기준)으로 첫거래가 된 뒤 39만8천원까지 상승하는 기염을 토했다.

바이오칩이란 넓은 의미로 생명공학 관련주를 일컫는다.

구체적으론 생물체나 생물체 유래물질, 생물학적 시스템을 활용해 신제품을 만드는 기업을 말한다.

이런 이유로 엄밀한 의미의 바이오칩이 국내에는 없다는 얘기도 나온다.

그저 약품을 만드는 제약업종 등 "유사 바이오칩"이 바이오칩으로 행세하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그러나 아직 일천한 국내 생명공학 투자와 역사를 감안할 경우 국내에서는 제약업종도 범바이오주로 분류하는게 낫다는 분석이 많은 편이다.

<> 바이오칩이란 =산업적으로 유용한 제품을 제조하거나 공정을 개선하기 위해 생물체나 생물체 유래물질 또는 생물학적 시스템을 활용하는 기술을 바이오테크(Bio Technology)라고 한다.

이 업종을 영위하는 기업이 바로 바이오주 또는 바이오테크주로 불린다.

바이오테크산업의 시발점은 지난 194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푸른 곰팡이에서 항생물질의 원조인 페니실린을 양산한 시기를 보통 바이오테크의 원년으로 간주한다.

왓슨과 크릭이 DNA의 이중나선구조를 발견한 지난 1953년을 시발점으로 간주하는 사람도 있다.

바이오테크 산업은 <>1950~60년대 기초과학의 태동 <>1970년대 유전자조작 성공 <>1980년대 바이오의약품 상품화 <>1990년대 유전자조직 규명의 단계를 거치면서 발전해 왔다.

2000년대에는 DNA 염기서열을 통해 난치병을 치료하고 노화를 방지하는 획기적인 수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 바이오산업의 특징 =무엇보다 높은 성장률이 우선 꼽힌다.

미국 바이오벤처기업들의 연평균 성장률은 20%를 넘는다.

정보통신기업들의 성장률(10%대)을 2배 이상 웃돌고 있다.

고도의 지식집약적 산업으로 고부가가치를 창출한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다.

항암제 인터페론 1g의 가격이 금의 3백57배, 2백56메가D램의 14배에 달한다.

소량의 제품으로 고부가가치 창출이 가능한 황금시장인 셈이다.

응용분야가 매우 다양해 산업구조 고도화 및 개편에 최적 산업이라는 점도 특징중 하나다.

의약 농업 화학 환경 등 응용분야가 다양해 기존 산업구조의 고도화에 최적산업으로 꼽힌다.

특히 부존자원이 부족한 우리나라 실정에 적합한 산업으로 전망된다.

반면 기술개발에서 상품화까지 평균 10년이상 소요되는데다 성공확률이 극히 낮다는 점이 단점으로 꼽힌다.

<> 바이오산업 시장전망 =세계적으로 아직 초보단계다.

그런만큼 성장가능성은 무한한 것으로 얘기된다.

한국산업연구원은 지난 1997년부터 2003년까지 세계 바이오산업이 연평균 15.4%씩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국내도 마찬가지다.

국내 바이오산업 규모는 지난 92년만 해도 9백65억원에 불과했다.

그러나 지난 97년엔 4천2백46억원으로 연평균 34.5%씩 성장했다.

산업연구원은 2003년까지 국내 시장규모가 연평균 32.1%씩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 바이오칩 분류 =아주 다양하다.

농업 환경 의료 화학 전자 등 통하지 않는 분야가 거의 없을 정도다.

생명공학을 활용한 호르몬 혈액관련제제 항암제 항생제 등을 만드는 분야는 바이오의약으로 분류된다.

국내에서는 동아제약 녹십자 대웅제약 LG화학 등 상장 제약업종이 이 범주로 분류된다.

생분해성 고분자 아미노산 향료를 개발하는 분야는 바이오화학으로, 저칼로리용 대체감미료 기능성지질을 연구하는 분야는 바이오식품으로 나뉜다.

이밖에 분야에 따라 바이오환경 바이오자원 및 에너지 바이오농업분야 등이 있다.

<> 국내 바이오칩 현황 =바이오산업에 먼저 뛰어든 기업은 대기업이다.

LG화학과 삼성정밀화학 한솔케미언스 대상 등이 상당한 자금을 투여하고 있다.

LG화학은 최근 생명과학을 승부사업으로 선정할 정도로 바이오테크에 적극적이다.

국내 처음으로 세계적인 신약1호인 퀴놀론계 항생제를 개발하기도 했다.

삼성정밀화학도 2005년까지 매출액 중 생명공학 비중을 30%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제약업체도 생명공학 투자에 경쟁적이다.

녹십자 동아제약 두산 보령제약 부광약품 삼양사 한미약품 유한양행 종근당 등이 신약을 개발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 제약업체는 일부 유전자 관련 연구를 하고 있긴 하지만 주된 기업활동이 아니라는 점에서 "무늬만 바이오칩"이란 혹평을 받고 있기도 하다.

엄밀한 의미의 바이오칩은 코스닥시장과 프리코스닥시장에 포진해 있다.

마크로젠 이지바이오 바이오시스 대성미생물연구소 등은 코스닥의 4대 바이오칩으로 분류된다.

여기에 벤트리를 포함하기도 한다.

모두 다 동물 등을 활용하는 물질개발에만 전념하는 생명공학 기업들이기 때문이다.

코스닥시장에 등록을 준비중이거나 장외에 포진해 있는 대표적 바이오칩으로는 셀바이오텍 인바이오넷 씨트리 그린바이오텍 바이오니아 아이디진 등이 꼽히고 있다.

하영춘 기자 hayoung@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