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의 대북투자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비무장지대 물류거점, 비료공장, 공단배후 신도시건설, 남한공장 북한이전, 택배사업 진출 등 사업보따리도 다양하다.

LG상사는 11일 판문점 일대 비무장지대에 10억달러를 투자해 대단위 물류센터를 설립하고 남북한 육로 및 해상수송망과도 연결, 국제적인 물류중심지를 조성하겠다고 발표했다.

북한당국이 요청해온 비료공장 및 합성수지 공장도 LG정유 및 화학 등과 협의, 올해안에 사업계획을 확정짓기로 했다.

이웅렬 코오롱 회장은 이날 전경련 출입기자들과 간담회를 갖고 "남북정상회담을 계기로 북한의 건설분야에 적극 진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서해안 공단사업을 추진중인 현대의 경우 후보지 선정을 위해 김윤규 현대아산 사장이 곧 중국 베이징에서 북한측과 협의할 예정이다.

현대는 조사단 방북을 남북정상회담과는 별개로 추진, 이달안에 공단후보지를 확정할 방침이다.

삼성과 LG전자는 북한에서 조립생산된 전자제품을 국내에 반입, 판매경쟁을 벌인다.

삼성전자는 다음달 10일께 북한 대동강TV공장에서 생산된 컬러TV 1백60대의 시제품을 들여온 뒤 내달 말에는 2천대로 물량을 늘릴 계획이다.

이와 관련, 전국경제인연합회는 11일 전경련 회관에서 고합 평화자동차 엘칸토 등 경협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남북경협위원회 실무자회의를 열고 현대와 평화자동차가 조성할 공단에 전경련 회원사들이 참여할 수 있는 방안을 논의했다.

손병두 전경련 부회장은 12일 오전 10시 기자회견을 갖고 재계 차원의 남북경제협력과 재원조달방안 등에 대해 발표할 예정이다.

한편 김대중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오는 6월의 남북정상회담때 <>정부차원의 사회간접자본(SOC) 시설 등 대북경제협력 <>이산가족 문제해결 <>화해와 협력 <>당국간 대화채널 활성화를 내용으로 하는 ''베를린 선언'' 4개항을 의제로 설정, 합의를 도출하겠다고 말했다.

박재규 통일부 장관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북한측과의 준비접촉을 포함한 정상회담 전 과정을 총괄조정할 "남북정상회담 기획단"을 구성하는 등 남북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추진될 수 있도록 관계부처와 협조체제를 구축하겠다고 보고했다.

남북정상회담 기획단에는 통일부 외교통상부 산업자원부 건설교통부 농림부 해양부 등 관련부처가 대거 참여하게 된다.

정부는 또 남북한 중소기업의 본격적인 경협을 지원하기 위한 상설기구 설치를 검토키로 했다.

이와 함께 북한의 전력난 해소를 위한 무연탄 지원과 잉여 전력공급 방안 등도 논의키로 했다.

문희수.서화동 기자 mhs@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