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위로 땀을 뻘뻘 흘리고 금방 피곤해져요. 식욕도 왕성해져 많이 먹는데 몸무게는 줄어요"

갑상선 호르몬이 과도하게 분비되는 갑상선항진증의 증상들이다.

반면 식욕이 없는데도 체중이 늘고 변비가 생기며 피부가 거칠어 지는가 하면 추위를 타는 경우도 있다.

바로 갑상선저하증의 증상들이다.

갑상선 이상에 따라 몸에 심각한 변화가 일어나는 것은 신체 대사과정을 조절해주는 갑상선호르몬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 호르몬은 인체내 모든 기관이 정상적으로 활동하도록 도와주고 태아와 신생아의 뇌와 뼈의 성장 발육을 촉진해준다.

면역체계의 이상으로 발생하는 갑상선 항진증은 신체활동이 왕성한 10~20대 여성에서 주로 나타난다.

반면 저하증은 40대 주부들에게서 흔하게 볼 수 있다.

특히 출산후 1년동안 갑상선항진증에 이은 갑상선저하증을 경험하는 산모가 전체의 8% 안팎에 이른다.

이때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해 평생 갑상선 염증으로 고생하는 산모도 4명중 1명꼴이다.

이처럼 여성을 위협하는 갑상선 질환은 약물로 간단히 치료할 수 있다.

임창훈 성균관대의대 삼성제일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정확한 진단후 약물치료를 받으면 생활의 활력을 되찾을 수 있다"고 말한다.

그는 또 "약물치료기간이 길어 민간요법에 의존하는 환자들이 있는데 이 경우 뜻하지 않은 피해를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갑상선=신체기관을 조절하는 호르몬을 분비하는 내분비기관중 하나.

목의 앞부분 갑상선 연골의 바로 밑에 있으며 길이 4~5cm,무게는 20g 정도이다.

뇌하수체에서 나오는 갑상선자극호르몬의 명령을 받아 신체기능을 조절하는 갑상선호르몬을 분비한다.

<>갑상선항진증과 저하증=갑상선 항진증은 면역체계가 교란돼 세균을 잡아야할 항체가 갑상선을 지속적으로 자극해 호르몬을 분비하도록 함에 따라 나타난다.

갑상선호르몬의 농도가 높아지면 신진대사가 필요없이 활발해진다.

이에따라 심장이 빨리 뛰고 몸이 더워지고 땀이 많이 난다.

에너지를 많이 소비하므로 아무리 먹어도 체중이 늘지 않는다.

갑상선 저하증은 면역세포가 갑상선을 외부물질로 인식해 파괴하면서 발병한다.

호르몬을 분비해야할 갑상선이 손상을 입어 갑상선호르몬이 부족해지고 신체기능도 떨어진다.

이에따라 맥박이 느려져 분당 60회 이하로 떨어지기도 하고 숨쉬기가 어려워진다.

팔다리가 저리고 쥐가 나고 말도 뎌더진다.

사용하는 에너지량도 작아져 체중이 늘고 장의 운동이 느려져 변비도 생긴다.

<>산모와 갑상선=산모는 임신기간동안 억제돼 있던 면역체계가 활발해지면서 산후 3개월까지 갑상선항진증을 경험하게 된다.

3개월이 지나면 항진증이 없어지고 오히려 저하증이 나타나게 된다.

이에따라 출산후 2주부터 3개월까지는 땀이 많이나고 손이 떨리며 피로를 느끼게 된다.

3개월이 지나면서부터 저하증으로 인해 근육과 관절이 아프고 손발이 저리며 추위를 쉽게 타게 된다.

임 교수는 "산모들이 이같은 증상으로 병원을 찾을 때 의사에게 임신 또는 출산 사실을 알려야 항진과 저하증으로 이어지는 과정에서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치료=갑상선 항진증과 저하증을 치료할 때는 갑상선호르몬을 조절해주는 약물을 사용한다.

호르몬이 과다한 항진증 환자는 항갑상선제를 1년반정도 복용하면 완치된다.

약을 2~3주 복용하면 치료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하며 6~8주후면 증상이 없어진다.

그러나 1년반정도 약을 꾸준히 복용해야 완치될 수 있다.

저하증 환자는 갑상선호르몬을 보충해주는 갑상선제를 거의 평생동안 복용해야 한다.

갑상선이 이미 손상을 입어 호르몬을 제대로 분비하지 못하므로 계속 호르몬을 보충해줘야 하기 때문이다.

<>갑상선과 음식=항진증 환자는 소비되는 열량이 많으므로 치료 초기에는 고단백 음식을 보충해 주는 것이 좋다.

갑상선에 필요한 요오드가 많이 함유된 미역과 다시마 등 해조류는 평상시와 다름없이 먹으면 된다.

임 교수는 "환자 대부분이 미역이나 다시마를 먹어야 하는지에 대해 잘못 알고 있다"며 "평상시처럼 먹어도 아무런 이상이 없다"고 밝혔다.

김도경 기자 infofest@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