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시장은 13일 실시된 제16대 총선 결과에 큰 영향을 받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과거의 사례를 볼때 선거가 끝나면 얼어붙은 투자심리도 풀리곤 했다.

결과에 따라선 나라가 어지러워질지 모른다는 선거전의 불안심리가 사라지기 때문이다.

13일에 치러진 총선도 증시를 해빙무드로 이끄는 변곡점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

집권여당이 대승을 한 사실은 증시에 호재임이 틀림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증시안팎의 여건이 그리 녹녹치만은 않다.

미국 주가라는 외풍이 만만치 않은데다 수급문제도 꼬여있다.

금융권 2차 구조조정,통화및 금리에 대한 향후 정부정책등의 변수도 버티고 있다.

이런 변수를 감안할 경우 총선후 증시는 전반적 분위기가 다소 호전되겠지만 당분간 종합주가지수 800~900의 박스권을 맴돌 것이란 관측이 많다.


<>선거결과와 주가=민주당이 예상 이상으로 선전한 것은 투자심리를 크게 호전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번 선거결과가 주가를 거세게 밀어올리는 폭발력을 갖기는 쉽지 않다는 견해가 많다.

한일투신의 우경정 이사는 "하루이틀 주가가 크게 움직이는 일시적 반응은 나타날 수 있지만 곧 초점이 증시내부 문제와 미증시로 모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대증권 리서치센터의 정태욱 이사의 경우는 "구조조정등의 개혁의지가 일관되게 흐르고 정국안정이 유지되면 외국인 매수세가 되살아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우증권 분석에 따르면 80년 이후 네번의 총선과 네번의 대선이 실시됐는데 선거후 주가가 오른 네번중 두번은 야당이,두번은 여당이 승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목되는 미국주가 향방=미국의 다우존스주가는 거래소시장의 종합주가지수와,나스닥주가는 코스닥주가와 동반등락하던 양상이 달라졌다.

최근 들어서는 나스닥주가 움직임에 거래소시장과 코스닥시장이 동시에 흔들리는 양상이다.

나스닥 주가의 향배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미국에선 인터넷및 정보통신주등 성장주의 거품론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투자자들은 수익성과 실적이 뒷받침되는 종목으로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특히 나스닥의 신용거래는 골치거리로 부각되고 있다.

대우증권 리서치센터의 이종우 연구위원은 "증권사로부터 돈을 빌려 투자한 신용거래규모가 나스닥시장 싯가총액의 2% 정도"라며 "이는 사상 최고치에 달하는 규모여서 상당한 불안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고 말했다.

거래소시장내 싯가총액이 큰 정보통신주가 나스닥시장의 영향을 받고 있는터라 국내 종합주가지수가 그만큼 심한 외풍을 탈 수 있는 것으로 그는 전망했다.

<>외국인의 행보=SK증권 리서치센터의 이충식 상무는 "장을 좌지우지할 요인은 구조조정에 대한 불확실성과 불안한 수급구조에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수급개선의 열쇠는 결국 외국인이 쥐고 있다"며 "나스닥주가 동향에 따라 외국인의 매매패턴이 굴곡을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외국인은 지난 3월에 3조6천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4월들어 12일 현재까지는 2천9백억원을 순매수했다.

최근에는 반도체주 매수열기가 다소 식었고 중가우량주로의 매기확산마저 주춤거리고 있다.

한일투신의 우 이사는 그러나 "한국경제의 펀더멘털이 크게 악화된 게 없고 지난해에 이어 기업실적이 좋아지고 있어 외국인의 꾸준한 매수세가 재개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구조조정 불안심리 걷히나=12일 이용근 금융감독위원장은 정부가 개입하는 인위적인 금융구조조정이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여기에 힘을 얻어 증권,은행주가 이날 모처럼 날개를 달았다.

우 이사는 투신사 구조조정과 관련 "대우채 손실이 어느 정도 반영됐고 대형 3대 투신사는 이미 구조조정에 들어갔기 때문에 문을 닫거나 하는 구조조정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전금융권을 관통할만한 불안요인이 아니라는 얘기다.

<>주가 전망=당분간 800~900선을 벗어나기 쉽지 않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하루이틀 급등락하는 장세가 나타날 수도 있지만 전반적으로는 점진적인 상승세가 예상된다.

우 이사는 "외국인의 매수세와 함께 고수익을 찾아 인터넷기업등으로 쏠린 자금이 수익증권등으로 유입돼 투신권의 매수여력이 생겨야 한다"며 "전환점은 2차 금융구조조정 일정,통화및 금리정책이 결정돼 불확실성이 사라지는 싯점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불확실성이란 악재가 충분히 반영돼야 진바닥이 확인될 것이란 지적이다.

진바닥권은 800선 정도로 예상했다.

정 이사와 이 상무 역시 당분간 800선을 지지선으로 하고 900선까지 반등하는 박스권을 전망했다.

김홍열 기자 comeon@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