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부터 만기가 돌아오기 시작한 단위형 신탁자금중 신탁상품에 재유치되는 비율은 20-30%에 불과할 전망이다.

나머지는 신탁계정에서 이탈, 정기예금 등 은행계정으로 이동하거나 아예 은행을 빠져 나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은행권에 따르면 은행마다 단위신탁 만기자금을 재유치하기 위해 신상품을 내놓거나 추가형 신탁 등으로의 가입을 유도하고 있으나 수익률이 저조해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특히 주가하락으로 원금을 까먹은 펀드들이 속출하자 안정적이고 지난해와 비교해 금리가 다소 높아진 정기예금으로의 이동이 눈에 띄고 있다.

1호 펀드 가운데 수익률이 가장 높았던 평화은행의 경우 만기가 돌아온 2백50억원중 50억원만 신탁상품으로 재유치됐다.

1백억원가량이 정기예금으로 이동됐고 나머지는 기타 요구불예금에 남아 있거나 인출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신한은행도 12일 만기가 돌아온 1천5백억원중 첫날 추가금전신탁등 신탁계정에 재유치된 자금은 1백85억원에 불과했다.

반면 7백억원 가량이 정기예금으로 옮겨갔다.

한빛은행은 4천억원의 자금중 7백억원만 신탁에 남고 정기예금 등으로 1천3백억원이 이동했다.

조흥은행도 신탁계정에 재유치된 것은 2천억원중 6백60억원에 불과했다.

나머지는 정기예금 등 은행계정에 예치됐다.

외환은행은 2천억원의 만기자금중 2백25억원만 신탁계정에 재유치됐고 나머지는 정기예금으로 이동하거나 요구불성예금에 남아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인출금액은 4백63억원으로 집계됐다.

국민은행 역시 2천억원의 만기자금중 3백억~4백억원 가량만 신종적립신탁 등에 남았고 상당수는 정기예금으로 이동했다.

산업은행은 신탁계정에 남기보다는 안정성 높은 산업금융채권으로 많이 옮겨가는 추세라고 밝혔다.

한미은행은 4천6백억원의 만기자금중 9백50억원가량이 신탁으로 재유치됐다.

이달중 만기가 돌아오는 단위신탁금액은 지난 12일 만기가 된 2조5천억원을 포함해 총 5조1천억원에 이른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간접투자상품 수익률이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지 않는 한 정기예금이나 단기성예금인 MMDA(시장금리부 수시입출금식예금) 등으로의 이동이 이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박성완 기자 psw@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