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방이 포화상태에 이르면서 다양한 형태의 신개념 노래방이 등장하고 있다.

손님이 적은 낮시간에는 생일파티용으로 룸을 빌려주고 밤에는 노래방으로 운영하는 "파티 노래방"도 그중 하나다.

서울에서 운영되던 한 파티 노래방의 경우를 보자.

35평 규모로 인테리어와 노래방 집기를 포함해 개업자금으로만 7천만원 정도 소요됐다.

파티에 필요한 피자 햄버거 케이크 음료수 등 먹거리와 가면 폭죽 스프레이 등 소품까지 갖췄다.

파티 서비스의 가격은 파티용 소품과 음식제공비를 포함,8명 기준 13만원이었고 사용자가 음식종류와 파티소모품 주문을 줄일 경우 4만~8만원이었다.

하지만 고객들의 무관심으로 오픈한지 1년도 채 안돼 문을 닫고 말았다.

이 업종이 실패한 이유로는 우선 국내에는 파티문화가 제대로 정착돼 있지 않다는 점을 들수 있다.

이미 형성돼 있는 소비 트렌드를 겨냥한 사업이 아니라면 치밀한 사전 준비가 뒷받침되지 않는 한 성공하기 어렵다는 교훈이 다시 한번 적용되는 경우다.

파티방과 노래방 고객층 사이의 이질감도 한 요인이다.

파티방의 주 대상고객은 어린이와 청소년이지만 해당 입지의 노래방 고객은 직장인이었다.

비슷한 고객층을 대상으로 두 가지 테마를 혼합해도 성공하기 어려운데 한 장소에서 이질적인 고객층을 대상으로 각기 다른 테마로 운영하는 것은 좋은 경영 방법이 아니었던 것이다.

지금까지 국내에서는 변신업종 자체의 성공률이 낮았다는 점을 알아둘 필요가 있다.

90년대초 일본의 이모작 삼모작점을 흉내내 천장 인테리어를 낮시간과 밤시간에 서로 다르게 설치하고 운영방식도 시간대별로 차별화했던 변신 음식점도 고객들의 반응이 신통치 않아 실패했다.

요즘도 매출 배가를 위해 점심뷔페를 겸하는 호프집과 같은 변신 업종을 간간이 볼 수 있지만 그 자체만으로 성공한 사례는 거의 없다.

입지 선정도 문제다.

변신 업종은 고객층이 다르면 각 테마별 입지여건도 다를 수밖에 없는 법이다.

실패한 파티 노래방의 경우 직장인과 술고객이 많은 곳에 점포를 차리고 낮시간에는 어린이와 청소년을 파티고객으로 유치하려고 생각했던 것은 큰 실수였다.

파티노래방의 실패사례를 통해 우리는 소중한 교훈을 한 가지 얻을 수 있다.

고객의 이익과 편의를 최우선으로 고려하지 않은채 사업자의 매출 증대를 염두에 둔 마케팅전략은 결코 성공할 수 없다는 것이다.

고객은 자신이 지불하는 금액의 많고 적음을 떠나 자신의 소비가 최선의 선택이기를 원한다.

변신업종으로 매출을 배가시킬 의도라면 테마는 다르더라도 고객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방향으로 테마가 정해져야 할 것이다.

DDR를 설치한 노래방은 아이템이 추가돼도 고객들에게 더 좋은 반응을 얻을 수 있다.

홍콩의 유명한 변신레스토랑인 "점프"는 술을 마시거나 춤을 추려는 젊은 청춘남녀는 물론 가족 단위 손님까지 폭넓게 유치하고 있다.

이는 매출배가를 위한 업주측의 단순한 의도가 아니라 전체 인테리어와 이벤트,각종 사은 서비스에 이르기까지 고객입장에서 기획된 철저하고 치밀한 전략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다.

[ 이경희 한국창업전략연구소장 천리안 GO LKH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