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 주식시장은 약세국면이 이어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된다.

가뜩이나 수급불안에 시달리고 있는 주식시장이 미국증시의 폭락이라는 직격탄을 맞았기 때문이다.

미국 다우존스공업평균과 나스닥지수가 사상 최대폭으로 하락함에따라 당장 월요일인 17일 종합주가지수 800선이 깨지는 등 주초반 주가가 크게 하락할 것이란 우려가 많다.

그러나 시황분석가들은 주가가 마냥 하락하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지난주 후반 3일동안 종합주가지수 하락폭이 70포인트 가량이나 된다는 점에서 기술적 반등시점이 다가오고 있다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실적이 뒷받침되는 종목들의 반등가능성도 주가하락폭을 다소나마 줄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금융주의 반등이 계속되면서 실적호전에 비해 주가하락폭이 컸던 종목군에까지 반등세가 확산될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기술적분석으로 본다면 심리적 지지선인 종합주가지수 800선이 붕괴되더라도 전저점인 776선(99년10월)에서 강한 지지를 받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다만 지난주 이틀연속 계속됐던 외국인의 매도우위(약 3천억여원규모)가 지속될 경우 약세장이 심화될 가능성도 배제키는 어렵다.

<>심상치 않은 외국인 매도세=이번주중 종합주가지수의 반등 또는 추가하락 여부는 외국인의 매매동향에 달려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그러나 최근 이틀동안 외국인이 약 3천억여원어치를 순매도한 것에 대한 해석은 전문가마다 엇갈리고 있다.

대한투자신탁 이상호 투자전략부장은 월요일인 17일 외국인 동향을 주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외국인 매도우위가 지속되면 수급에 큰 공백이 생긴다고 우려하고 있다.

이 부장은 특히 "모건스탠리가 일본을 제외한 동아시아 주식투자비중을 낮추도록 한 투자기준이 6월부터 적용된다는 점에서 최근 외국인 매도세는 게 보아 넘길 성격의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그러나 낙관론도 적지는 않다.

삼성증권 조정호 투자전략팀장은 "외국인 매도는 이익실현을 위한 것일 뿐"이라고 진단했다.

세종증권 리서치센터 임정석 선임연구원도 외국인이 팔더라도 장기적인 관점에서 780선이하로 주가가 하락하기는 어렵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해 7월이후 9개월동안 종합주가지수의 조정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따라서 종합주가지수 780선에서 적극적으로 팔자에 나설만한 세력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불안한 수급과 다른 재료들=수급불안이 개선될 징후는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다.

투신사의 순수 주식형수탁고(CBO 하이일드펀드 제외)는 지난해 10월이후 10조원가량 줄어들었다.

이중 절반정도는 그동안 시장에 반영됐지만 나머지 절반은 앞으로 매도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투신권의 한 관계자는 설명했다.

보험사 등에 순매수를 기대할 수 있으나 대부분 기관들이 주식운용규모를 축소하고 있는 실정이다.

여기에 코스닥 신규등록과 증자에 따른 물량부담이 많아 거래소 시장의 수급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7월부터 시작되는 투신사 채권싯가평가제도를 앞둔 시점에서 자금시장이 불안해 질 가능성도 남아있다.

게다가 5월1일 노동절을 앞둔 노동계의 움직임도 변수다.

과거 2년동안 대규모 노사분쟁을 자제해 왔던 노동계가 어떻게 움직이느냐에 따라 증시가 영향을 받을 수도 있다.

<>외국인 매도예상종목 피하라=외국인이 매도우위를 계속한다면 지수영향력이 큰 대형주 위주가 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외국인이 그동안 많이 사들인 종목에 대한 투자는 피하는 것이 좋을 듯하다.

LG투자증권 투자전략팀 박준범 조사역은 "그동안 시장을 주도해온 삼성전자 SK텔레콤 데이콤 등에 대한 매수심리가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며 "투자를 하더라도 반등시도가 계속되고 있는 은행 증권 등 금융주와 실적이 우량한 일부 제조주로 대상을 좁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17일로 예정된 무디스사의 방한을 계기로 우량은행들의 신용등급이 상향조정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금융주를 계속 주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삼성증권 조정호 팀장도 "주택은행 등은 주초반까지 오를 수 있고 LG전자 삼성SDI 등 옐로칩과 대한항공 등도 매수하기에 부담없는 가격"이라며 "이들 종목의 주가추세가 전환되기에는 시간이 걸리겠지만 반등을 노린 투자는 가능하다"고 조언했다.

최명수 기자 may@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