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영호 산업자원부 장관'에 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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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호 산업자원부장관은 정보화시대의 새 산업정책으로 ''쌍두마차론''을 내세운다.
''기존 산업의 정보화''와 ''정보기술(IT)의 산업화''를 양대축으로 한국 경제가 발전해가야 한다는 주장이다.
김 장관은 증기기관이 방적기와 만나고 나서야 진정한 의미의 산업혁명이 일어났듯이 정보혁명도 IT와 제조업의 결합이 있어야 완성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안현실 한국경제신문 전문위원과 함께 김 장관을 만났다.
-쌍두마차론은 IT의 산업화 못지않게 기존 제조업에 IT를 접목시키는게 중요하다는 뜻으로 해석됩니다.
구체적으로 설명해주시죠.
<> 김영호 장관 =전세계적으로 제조업과 IT의 결합이 새로운 이슈가 되고 있습니다.
더 이상 "e비즈니스"라는 말이 필요없게 됐습니다.
비즈니스가 곧 e비즈니스를 의미하기 때문입니다.
최근 아메리카온라인(AOL)과 타임워너의 합병으로 현실 세계와 사이버 세계의 결합이 본격화되고 있다고 봅니다.
기존 제조업은 IT쪽으로,IT는 제조업쪽으로 다가가 서로 융합되는 큰 흐름이 형성되고 있는 것이지요.
새롭게 대두된 흐름인 만큼 다른 나라를 쫓아가는 것이 아니라 선진국과 함께 흐름을 만들어 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미국 일본 독일모델이 서로 조금씩 차이가 있습니다.
한국은 어떤 모델을 선택할 것인지 찾아야겠지요.
-제조업의 IT화라는 개념을 내놓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었습니까.
<> 김 장관 =앨빈 토플러의 "제3의 물결"에는 오류가 있습니다.
토플러는 정보화의 큰 물결 속에서 기존 제조업이 쇠퇴할 것으로 봤지만 이는 잘못입니다.
정보화 자체의 파급력도 크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IT가 다른 제조업 분야와 만나서 불러오는 파급효과입니다.
미국의 경우 IT와 금융산업의 결합,나아가 기존 제조업과의 결합을 통해 새로운 경제흐름을 이뤄가고 있습니다.
물론 일부 거품은 있다고 봅니다.
하지만 큰 흐름에선 틀리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한가지 지적하고 싶은 것은 미국식 흐름이나 이론에 너무 몰입할 필요가 없다는 것입니다.
e식민주의( e-colonialism )로 빠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IT산업의 호황이 소비 수요를 촉발하는 신경제의 특성상 경상수지 적자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한국의 경제구조는 경상수지에 민감한 만큼 미국과 같은 장기간의 저물가,고성장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시각이 있는데요.
<> 김 장관 =무역수지 전반에 걸쳐 걱정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현재는 수출도 많고 수입도 많은 상태여서 개인적으로 나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올해 1백20억달러 수출목표에 크게 개의치 않으려고 합니다.
수출해서 번돈 10억달러를 현금으로 갖고 있느냐,아니면 10억달러 어치의 기술이나 기계를 도입하느냐의 문제입니다.
현재는 설비나 기초소재 수입이 많아 수입 구조가 괜찮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성장잠재력을 높이는 방향으로 움직인다면 굳이 무역수지 목표라는 고정관념에 사로잡힐 필요가 없다는 얘기지요.
미국식 신경제에 대한 문제는 앞으로 정부와 학계,그리고 업계가 진지하게 토론해서 소화해야 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제조업의 IT화와 관련해 최근엔 기업간 전자거래(B2B)의 확대가 전세계적으로 두드러진 흐름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같은 흐름이 기존 제조업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십니까.
<> 김 장관 =기존 제조업과 IT산업의 결합은 궁극적으로 발전을 위한 것이지만 그 과정에서 많은 기업들에 어려움을 가져다줄 것입니다.
예를 들면 햇볕이 모두에게 좋은 것으로 인식되지만 햇볕에 노출되면 죽는 것도 많습니다.
제조업의 IT화는 전세계를 무대로 하는 무한경쟁을 의미합니다.
전세계 시장이 정말로 글로벌 마켓이 되는 것이고 여기서 싸워 이기는 기업만 살아남게 됩니다.
많은 기업들이 어려움에 처하겠지만 살아남은 기업은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추게 될 것입니다.
분명한 것은 초기에는 많은 기업이 쓰러질 수 있다는 점입니다.
그러나 정부는 피할 수 없는 이같은 변화흐름을 기업들에 알려주고 인프라 구축 등을 통해 지원할 뿐입니다.
나머지 몫은 전적으로 기업에 달려있습니다.
-제조업과 IT의 결합은 최종적으로 생산효율을 높이기 위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를 통해 세계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기업경쟁력을 길러 보자는 것이지요.
그렇다면 쌍두마차론에 제조업과 IT의 융합 외에 서비스부문의 경쟁력 강화도 포함돼야 할 것 같은데요.
<> 김 장관 =동감입니다.
세계적 자동차업체인 GM의 전략에서 많은 걸 배울 수 있습니다.
GM은 당장 자동차를 팔아 벌어들이는 이익보다 서비스 제공을 통해 얻는 이익에 보다 많은 관심을 갖고 있는 것 같습니다.
IT와 제조업의 결합이 강화될수록 제품 자체에선 부가가치가 생기기 어렵습니다.
오히려 제품 판매 이후 어떻게 부가가치를 극대화할 것인가에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IT와 제조업의 융합 자체가 하나의 혁신이지만 이같은 혁신으로 인해 또다른 혁신이 나타나는 것입니다.
-IT분야 인력양성도 중요한 문제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정부 차원의 대책이 있는지요.
<> 김 장관 =IT분야 인력이 얼마나 부족한 지는 아직 조사조차 돼있지 않습니다.
3만명이 부족하다는 얘기에서부터 6만명 부족설도 있습니다.
분명한 것은 앞으로 인력부족은 더욱 심각해질 것이라는 것입니다.
이에따라 10만명의 IT인력을 양성하기 위한 계획을 정부와 기업이 힘을 합쳐 추진하고 있습니다.
우선은 국내 인력양성을 추진하고 부족인력은 해외에서 들여올 계획입니다.
전세계는 지금 고급인력 확보 경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여기서 뒤떨어져서는 곤란하다는 생각입니다.
-제조업과 IT가 광범위하게 융합되고 있지만 관련업무가 산업자원부 정보통신부 과학기술부 등으로 흩어져 있어 정책조율이 잘 안된다는 지적도 많습니다.
어떻게 보십니까.
<> 김 장관 =모든 문제를 서로간에 벽을 헐고 논의할 수 있는 자리를 넓혀갈 계획입니다.
예전처럼 기존 제조업 정책과 IT분야 정책이 따로 나뉘어 있을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과거를 살펴보면 시장실패도 있었지만 정책실패도 분명히 존재했다고 생각합니다.
또다시 정책실패를 겪지 않으려면 부처이기주의를 극복하려는 적극적인 자세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김정호.김수언 기자 jhkim@ked.co.kr
''기존 산업의 정보화''와 ''정보기술(IT)의 산업화''를 양대축으로 한국 경제가 발전해가야 한다는 주장이다.
김 장관은 증기기관이 방적기와 만나고 나서야 진정한 의미의 산업혁명이 일어났듯이 정보혁명도 IT와 제조업의 결합이 있어야 완성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안현실 한국경제신문 전문위원과 함께 김 장관을 만났다.
-쌍두마차론은 IT의 산업화 못지않게 기존 제조업에 IT를 접목시키는게 중요하다는 뜻으로 해석됩니다.
구체적으로 설명해주시죠.
<> 김영호 장관 =전세계적으로 제조업과 IT의 결합이 새로운 이슈가 되고 있습니다.
더 이상 "e비즈니스"라는 말이 필요없게 됐습니다.
비즈니스가 곧 e비즈니스를 의미하기 때문입니다.
최근 아메리카온라인(AOL)과 타임워너의 합병으로 현실 세계와 사이버 세계의 결합이 본격화되고 있다고 봅니다.
기존 제조업은 IT쪽으로,IT는 제조업쪽으로 다가가 서로 융합되는 큰 흐름이 형성되고 있는 것이지요.
새롭게 대두된 흐름인 만큼 다른 나라를 쫓아가는 것이 아니라 선진국과 함께 흐름을 만들어 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미국 일본 독일모델이 서로 조금씩 차이가 있습니다.
한국은 어떤 모델을 선택할 것인지 찾아야겠지요.
-제조업의 IT화라는 개념을 내놓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었습니까.
<> 김 장관 =앨빈 토플러의 "제3의 물결"에는 오류가 있습니다.
토플러는 정보화의 큰 물결 속에서 기존 제조업이 쇠퇴할 것으로 봤지만 이는 잘못입니다.
정보화 자체의 파급력도 크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IT가 다른 제조업 분야와 만나서 불러오는 파급효과입니다.
미국의 경우 IT와 금융산업의 결합,나아가 기존 제조업과의 결합을 통해 새로운 경제흐름을 이뤄가고 있습니다.
물론 일부 거품은 있다고 봅니다.
하지만 큰 흐름에선 틀리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한가지 지적하고 싶은 것은 미국식 흐름이나 이론에 너무 몰입할 필요가 없다는 것입니다.
e식민주의( e-colonialism )로 빠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IT산업의 호황이 소비 수요를 촉발하는 신경제의 특성상 경상수지 적자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한국의 경제구조는 경상수지에 민감한 만큼 미국과 같은 장기간의 저물가,고성장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시각이 있는데요.
<> 김 장관 =무역수지 전반에 걸쳐 걱정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현재는 수출도 많고 수입도 많은 상태여서 개인적으로 나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올해 1백20억달러 수출목표에 크게 개의치 않으려고 합니다.
수출해서 번돈 10억달러를 현금으로 갖고 있느냐,아니면 10억달러 어치의 기술이나 기계를 도입하느냐의 문제입니다.
현재는 설비나 기초소재 수입이 많아 수입 구조가 괜찮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성장잠재력을 높이는 방향으로 움직인다면 굳이 무역수지 목표라는 고정관념에 사로잡힐 필요가 없다는 얘기지요.
미국식 신경제에 대한 문제는 앞으로 정부와 학계,그리고 업계가 진지하게 토론해서 소화해야 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제조업의 IT화와 관련해 최근엔 기업간 전자거래(B2B)의 확대가 전세계적으로 두드러진 흐름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같은 흐름이 기존 제조업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십니까.
<> 김 장관 =기존 제조업과 IT산업의 결합은 궁극적으로 발전을 위한 것이지만 그 과정에서 많은 기업들에 어려움을 가져다줄 것입니다.
예를 들면 햇볕이 모두에게 좋은 것으로 인식되지만 햇볕에 노출되면 죽는 것도 많습니다.
제조업의 IT화는 전세계를 무대로 하는 무한경쟁을 의미합니다.
전세계 시장이 정말로 글로벌 마켓이 되는 것이고 여기서 싸워 이기는 기업만 살아남게 됩니다.
많은 기업들이 어려움에 처하겠지만 살아남은 기업은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추게 될 것입니다.
분명한 것은 초기에는 많은 기업이 쓰러질 수 있다는 점입니다.
그러나 정부는 피할 수 없는 이같은 변화흐름을 기업들에 알려주고 인프라 구축 등을 통해 지원할 뿐입니다.
나머지 몫은 전적으로 기업에 달려있습니다.
-제조업과 IT의 결합은 최종적으로 생산효율을 높이기 위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를 통해 세계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기업경쟁력을 길러 보자는 것이지요.
그렇다면 쌍두마차론에 제조업과 IT의 융합 외에 서비스부문의 경쟁력 강화도 포함돼야 할 것 같은데요.
<> 김 장관 =동감입니다.
세계적 자동차업체인 GM의 전략에서 많은 걸 배울 수 있습니다.
GM은 당장 자동차를 팔아 벌어들이는 이익보다 서비스 제공을 통해 얻는 이익에 보다 많은 관심을 갖고 있는 것 같습니다.
IT와 제조업의 결합이 강화될수록 제품 자체에선 부가가치가 생기기 어렵습니다.
오히려 제품 판매 이후 어떻게 부가가치를 극대화할 것인가에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IT와 제조업의 융합 자체가 하나의 혁신이지만 이같은 혁신으로 인해 또다른 혁신이 나타나는 것입니다.
-IT분야 인력양성도 중요한 문제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정부 차원의 대책이 있는지요.
<> 김 장관 =IT분야 인력이 얼마나 부족한 지는 아직 조사조차 돼있지 않습니다.
3만명이 부족하다는 얘기에서부터 6만명 부족설도 있습니다.
분명한 것은 앞으로 인력부족은 더욱 심각해질 것이라는 것입니다.
이에따라 10만명의 IT인력을 양성하기 위한 계획을 정부와 기업이 힘을 합쳐 추진하고 있습니다.
우선은 국내 인력양성을 추진하고 부족인력은 해외에서 들여올 계획입니다.
전세계는 지금 고급인력 확보 경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여기서 뒤떨어져서는 곤란하다는 생각입니다.
-제조업과 IT가 광범위하게 융합되고 있지만 관련업무가 산업자원부 정보통신부 과학기술부 등으로 흩어져 있어 정책조율이 잘 안된다는 지적도 많습니다.
어떻게 보십니까.
<> 김 장관 =모든 문제를 서로간에 벽을 헐고 논의할 수 있는 자리를 넓혀갈 계획입니다.
예전처럼 기존 제조업 정책과 IT분야 정책이 따로 나뉘어 있을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과거를 살펴보면 시장실패도 있었지만 정책실패도 분명히 존재했다고 생각합니다.
또다시 정책실패를 겪지 않으려면 부처이기주의를 극복하려는 적극적인 자세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김정호.김수언 기자 jhkim@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