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은 남북정상회담을 비롯한 국정의 안정적 운영을 위해 자민련과의 공조체제를 전면 복원하는게 긴요하다고 보고 이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김대중 대통령은 17일 대국민 특별담화에서 자민련에 대해 "우리는 자민련과 공조관계를 유지해 간다는 의지에 변함이 없다는 점을 확인한다"며 자민련과의 공조 복원 의지를 강하게 피력했다.

여기에는 자민련과의 공조 없이는 정국을 안정적으로 끌어갈 수 없다는 여권의 근본인식이 깔렸다.

아울러 자민련이 한나라당과 연대하는 것을 차단하겠다는 계산도 작용하고 있다.

여권은 이를 위해 가능한 채널을 총동원하고 있다.

이를 통해 자민련측과 접촉하고 있으며 이미 청와대 남궁진 정무수석이 4.13 총선 다음날인 지난 14일 청구동 자택으로 자민련 김종필 명예총재를 예방, 향후 정국운영 방안을 논의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여권내에서는 민주당 이인제 선대위원장이 김 명예총재를 방문, 공조 복원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권은 당초 4.13 총선 직후 야당을 자극할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자민련과의 공조 복원을 서두르지 않겠다는 방침을 정했었으나 최근 내부 논의를 거쳐 이를 수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김대중 대통령은 대국민 담화를 발표하기에 앞서 이인제 선대위원장, 박상천 원내총무, 박지원 문화관광부 장관과 함께 정국현안을 논의하면서 자민련과의 공조복원 문제에 대해 깊이있는 대화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이 원내교섭단체 구성 요건을 17석 정도로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도 자민련 끌어안기의 일환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김옥두 총장 등 민주당 당직자들도 한결같이 "자민련이 잘 되기를 바란다"며 우호적인 입장을 표명하는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

여권 고위관계자는 "박태준 총리 등이 정부에 있는 한 공동정부는 계속 유지돼 왔다고 봐야 한다"며 "민족의 진운이 걸린 남북정상회담 등을 고려하면 김 명예총재가 공조 정상화에 응해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여권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자민련과의 합당문제에 대해 이 관계자는 "현재로선 합당보다는 공조복원에 더 무게가 실려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총선 패배로 당 정비가 시급한 자민련이 아직까지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어 공조복원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재창 기자 leejc@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