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증시는 깨지기 힘든 4개의 신기록을 작성했다.

종합주가지수 하락율과 하락폭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날 종합주가지수는 전날보다 93.17포인트(11.63%) 하락한 707.72를 기록했다.

20분간 매매를 정지시키는 서킷브레이커도 투매사태를 막아내지 못했다.

선물 최근월물도 하락폭과 하락율에서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하락폭은 10.20포인트로 종전 기록인 지난 1월5일의 9.90포인트를 뛰어넘었다.

하락율도 9.99%로 지난해 7월23일의 7.79%를 추월했다.

하락종목수도 올들어 가장 많은 8백37개를 기록했다.

그러나 벼랑끝에서 피어나는 꽃이 있듯이 "폭락은 반등을 부른다는"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역대 국내 증시 역사를 되돌아 보면 이 얘기가 허튼 소리가 아님을 알 수 있다.

다만 시간이 문제다.

하루새 날려버린 "주가"를 얼마나 빠른 시일내 찾을 수 있느냐는 시장 에너지보강과 투자심리의 회복에 달려있다.

<>증시 폭락사=이날 증시는 낯 뜨거운 신기록을 2개나 만들어냈다.

사상 최고의 하락율과 하락폭이 바로 그것이다.

종전 하락율이 가장 컸던 때는 지난 1998년 6월12일.

IMF시절이던 당시 퇴출기업 발표가 임박했다는 소식과 아시아증시 폭락이 투자심리를 얼어붙게 해 종합주가지수가 하루새 8.10%나 떨어졌다.

종전 하락폭이 가장 컸던 경우는 지난 1월5일.

세계증시 폭락이 신년증시를 강타,72.73포인트가 빠졌다.

폭락증시는 "내우"와 "외환"이 모두 재료가 된다.

지난 1997년 12월23일 폭락(7.50%하락)과 1998년 5월25일의 폭락장은 "내우"에 따른 것으로 볼 수 있다.

어음부도율을 증가와 기업구조조정 가시화 등이 투자심리를 냉각시켰기 때문이다.

지난 1월5일의 폭락과 지난해 7월23일의 폭락장은 "외환"에 따른 것.

세계경제나 외국 증시 영향을 고스란히 받고 있어서다.

최근들어서는 내우보다는 외환에 따라 주가가 출렁거리는 경우가 많아졌다.

세계 증시의 나침판이랄 수 있는 미국 증시와의 동조화가 강해져 더욱 강해졌기 때문이다.

지난해 7월23일 대우유동성위기로 인한 구조조정안 발표영향으로 하루 71.70포인트가 하락한 것을 마지막으로 국내 증시 폭락세는 모두 미국증시에 "반작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예컨데 지난 1월19일 미 증시조정세에 따른 프로그램 매도세 영향으로 하루중 42.75포인트가 급락했다.

또 지난 2월28일 다우존스지수 10,000선 붕괴영향으로 종합주가지수는 45.75포인트가 하락했다.

폭락장의 배후에는 미국증시가 있었던 것이다.

<>반등 기간은=폭락장세는 뚜렷한 "악재"탓에 만들어진다.

그렇기 때문에 악재가 걷히지 않으면 쉽게 원래 주가를 회복할 수 없는 법이다.

증권거래소가 역대 종합주가지수 폭락 상위 20위날을 분석한 결과 폭락 1주일뒤 종합주가지수가 폭락전날에 비해 평균 5.25%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한달뒤에는 더욱 떨어져 평균 6.90%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폭락의 상처가 그만큼 깊었다는 걸 알 수 있다.

그렇지만 IMF를 맞아들인 지난 1997년에는 폭락한뒤 1주일만에 급반등,오히려 폭락전 주가를 추월한 경우도 있다.

그해 10월28일 종합주가지수는 전날보다 35.19포인트 급락했다.

세계증시가 동반 급락한데다 외환보유고가 급락했다는 소식이 악재가 됐다.

그러나 일주만에 종합주가지수가 회복됐다.

지난해 1월22일과 6월9일에도 각각 유상증자에 따른 수급악화와 단기급등에 따른 경계매물이 악재가 돼 주가가 크게 빠진 적이 있다.

그러나 각각 하루와 1주일만에 "까먹은"만큼을 고스란히 찾은 적도 있다.

세종증권 남궁 훈 상무는 "낙폭의 크고 작음보다는 반등할 수 있는 시장체력과 모멘텀이 중요하다"며 "단기적으론 이번 폭락사태를 우량주를 저가매수하는 기회로 삼는 것도 괜찮다"고 말했다.

남궁덕 기자 nkduk@k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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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용어설명 ]

<>서킷 브레이커

서킷 브레이커(Circuit Braker)란 현물 주가의 상하 변동폭이 10%를 넘는 상태가 1분간 지속될 때 현물은 물론 선물 옵션의 매매거래를 중단시키는 제도를 말한다.

투자자들에게 잠시 숨돌릴 틈을 줘 이성을 되찾아 매매에 참가하라는 취지가 담겨있다.

한국에는 지난 98년 12월 7일 도입됐다.

17일 증권거래소시장에선 9시4분31초 현재 종합주가지수가 전날보다 90.77포인트(11.3%) 폭락한 710.12를 기록중이었다.

하락폭이 10%넘는 상태가 1분째 지속된 순간이었다.

거래소는 즉각 서킷브레이커를 발동시켰다.

서킷 브레이커가 발동되면 20분동안 모든 종목의 호가 접수 및 매매거래가 정지되며 향후 10분동안 새로 동시호가가 접수된다.

총 30분간 매매가 이뤄지지 않는 셈이다.

서킷 브레이커는 하루 한번만 발동될 수 있으며 장 종료 40분전에는 발동될 수 없다.

주가지수선물에는 전일거래량이 가장 많은 종목이 기준가 대비 5%이상 가격이 오르거나 내린 상태가 지속될 경우 서킷브레이크가 발동된다.

5분간 선물매매가 중단되며 10분간 동시호가를 받은 뒤 거래를 다시 시작한다.

코스닥시장은 지난 1월 12일 서킷 브레이커 규정을 신설했는데 지수가 직전매매거래일의 최종 수치보다 10%이상 하락해 1분간 지속될 경우 모든 종목의 매매거래가중단된다.

그러나 이 규정은 오는 12월 1일부터 시행되기 때문에 이날 폭락에도 불구하고 코스닥시장에서는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