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론 몸짓만으로 더 깊은 대화를 나누기도 한다.

해외 연극계에서 새로운 장르로 주목받는 비언어 신체극(Physical theater)두편이 한국 관객을 찾는다.

LG아트센터에서 공연되는 러시아 극단 데레보의 "원스"(19~22일)와 캐나다 미셸 르미유 빅토르 필론 크리에이션의 "오르페오"(25~28일).

비언어 신체극은 대사없이 "몸"으로 소통을 시도하는 연극.

상징적 동작이 주가 되는 마임을 토대로 보다 완결된 이야기 구조를 갖추고 무용과 같은 다른 장르적 요소를 끌어들인 확대된 장르로 볼수 있다.

러시아 상트 페테르부르크 극단 데레보("나무"란 뜻)의 "원스"는 한적한 바닷가 카페를 배경으로 미모의 웨이트리스를 사랑하는 늙은 청소부와 카페 단골 신사의 이야기를 그린다.

찰리 채플린 시대의 무성영화를 연상시키는 동작과 표정,살바도르 달리의 초현실주의 그림을 떠올리게 하는 화려한 무대가 인상적이다.

영국 에든버러 프린지 페스티발,홍콩 아트 페스티발,런던 프랑스 마임페스티발등에서 크게 호평받았다.

"오르페오"는 4차원 연극을 표방한다.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오르페우스와 에우리디케의 애절한 사랑 이야기를 현대에 맞춰 각색했다.

아폴론과 뮤즈의 여신 칼리오페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 오르페오는 아름다운 노래로 야수까지도 감동시킨다.

사랑하는 아내 에우리디케가 교통사고로 숨지자 오르페오는 지하세계로 내려가 죽음의 신 하데스에게 아내를 돌려달라고 애원한다.

오르페오의 노래에 감동한 하데스는 아내를 돌려주기로 한다.

단 지상세계에 도착하기 전까지 절대 뒤를 돌아보지 말라는 조건이다.

하지만 지상에 거의 다다른 오르페오는 무심코 아내를 돌아보고 둘은 영원히 헤어지게 된다.

배우들의 정교한 마임과 춤에 홀로그램과 같은 첨단 멀티미디어 영상 이미지와 신비한 음향을 동원해 삶과 죽음으로 나뉘어진 연인들의 간절한 사랑을 아름답게 형상화한다.

(02)2005-0114

< 김혜수 기자 dearsoo@ked.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