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he Economist 본사독점전재 ]

국제통화기금(IMF)이 최근 발표한 2000년 세계경제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경제는 올해 멋진 한해를 맞게 된다.

이 보고서는 미국경제의 호황과 IMF가 이뤄낸 "기적같은 성과"가 올해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유럽경제도 바닥을 단단히 다지고 성장세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됐다.

올해 경제전망중 가장 근사한 것은 지난 97년과 98년에 큰 위기를 맞았던 신흥시장의 경제회복이 확실해졌다는 점이다.

특히 동아시아의 경기회복은 전문가들이 6개월전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빠르다.

그 결과 세계경제를 위험에 빠뜨렸던 97년의 경제위기는 일시적인 현상에 불과하고 "아시아의 기적"이라는 큰 추세는 변하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IMF는 일본경제도 조금씩 회복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 경탄할 만한 예측은 모두 사실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위험이 가중되고 있는 시점에서 이같은 전망은 사실을 왜곡시킬수 있다.

IMF는 장밋빛 전망을 발표하면서 그에 수반될 수 있는 모든 위험요소들을 외면하고 있다.

IMF가 낙관적인 전망으로 일관하면 각국 정부는 긴장감을 늦추고 손을 놓기가 쉽다.

이러한 방관은 훗날 위험이 닥쳤을때 정부를 곤경에 빠뜨릴 것이다.

호황의 열매가 클수록 경제위기가 닥칠 경우 그 대가가 크다는 사실이 역사적으로 증명됐다.

낙관적인 세계경제전망은 미국을 중심으로 흘러나오고 있다.

IMF의 경제전문가들은 당초 작년 10월에 2000년의 미국경제가 2.6% 성장하고 실업률은 4%,물가상승률은 2.5%에 그칠것 것이라고 전망했었다.

그후 이번에 미국경제가 올해 4.4% 성장하고 물가상승률은 작년의 당초 예상치보다 높지 않을 것이라고 수정 전망했다.

그 결과 세계경제 전망도 크게 달라졌다.

미국은 세계 총 GDP의 4분의 1을 차지할 뿐만 아니라 미국의 소비가 증가하면 다른 나라의 경제활동이 촉진되기 때문이다.

이 장밋빛 전망이 들어맞느냐는 미국의 전례없는 호황이 앞으로도 계속될 것인지에 달려있다.

만일 미국의 기록적인 성장이 유지된다면 미국뿐 아니라 다른 지역들의 경제전망도 두배로 밝아질 것이다.

왜냐하면 월스트리트의 금융쇼크가 현실화되더라도 그 여파를 줄일 수 있고,미국의 생산혁명이 다른 지역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유례없는 호황이 계속되지 않는다면 위험이 닥칠 것은 분명하다.

실제 성장률이 기대만큼 크지 않을 경우 주가하락세가 이어질 것이고 세계의 모든 시장은 충격을 받게 된다.

투자가들은 그때서야 "신경제"라는 말로도 낙관론 일색의 경제전망이 정당화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다.

미국 무역적자는 생산성향상에도 불구하고 급증하고 있다.

적자폭은 달러가치가 급락하지 않는 한 축소되지 않을 것이다.

현명하게 행동하기 위해서는 신경제를 맹종해서는 안된다.

또 최선을 바라는 순간에도 최악의 상황에 대비해야 한다.

세계경제에 대한 낙관론은 "믿는 도끼에 발등 찍히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IMF의 장밋빛 경제전망에도 불구하고 유럽 국가들은 견실한 재무구조와 변화에 재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체제를 갖추어야 한다.

국제금융시장은 더 안정돼야 한다.

또 신흥국가들은 금융 및 정치에 대해 강한 지도력을 발휘해야 한다.

문제는 IMF의 이같은 낙관론이 각국 정부로 하여금 경제를 살찌우는데 필요한 환경을 만들겠다는 의지를 약화시킬수 있다는 것이다.

각국 정부들은 IMF의 낙관적인 전망에 도취돼서는 안된다.

그래야만 IMF전망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커진다.

< 영국 이코노미스트지 4월15일자 >

정리=정지영 기자 cool@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