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칼럼] 늦게나마 생각해야할 점..신상민 <한국경제신문사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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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투자자는 다른 사람들이 사기 때문에 사고,다른 사람들이 팔기 때문에 판다"
뉴욕 증시와 나스닥이 하나같이 기록적인 폭락세를 나타낸 직후인 16일자 뉴욕 타임스에 게재된 폴 크루그먼 미국 매사추세츠대(MIT) 교수의 칼럼 첫머리다.
종합주가지수가 93포인트나 떨어진 월요일의 폭락세와는 대조적으로 문을 열자마자 상한가 종목이 쏟아진 화요일 증시를 지켜보면서 정말 그런 느낌이 든다.
바로 그것이 주식투자자들의 참모습이라고 한다면 증시가 요동을 칠 때마다 나오게 마련인 "뇌동매매를 하지말라"는 소리는 한마디로 우습다.
지난 금요일 대폭락에 대한 크루그먼의 처방도 그런 점에서 예외는 아니다.
미국경제가 여전히 건재하고 있는 만큼 세상이 끝장인 양 마구 팔아치워야할 까닭이 없다는게 그의 주장이다.
불과 1주일여전에 첨단기술주 중심의 미국 주가폭등 상황을 일종의 피라미드판매식 사기(폰지 게임)라고 규정했던 것과 과연 논리가 이어지는 것인지 의문도 없지는 않다.
그러나 그의 칼럼은 미국이라면 주가가 좀 떨어지더라도 별 문제가 없을 것임을 일깨워주기 때문에 부럽고 또 생각하게 하는 점이 있다.
그는 생산성증대가 벽에 부딪쳤던 90년대의 일본과 달리 미국이 현재 기술혁명의 중간단계라는 점,양질의 이민에 따른 지속적인 노동력 증가로 높은 투자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는 점등을 미국경제의 강점으로 꼽았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눈길을 끄는 대목은 미국 주가가 내리더라도 달러방어를 위해 금리를 올려야할 필요가 없다는 주장이다.
미국 경제규모에 비해 외채규모가 적을 뿐 아니라 그것이 미국 돈인 달러표시라는 점을 크루그먼은 강조하고 있다.
국제수지 적자나 외채문제를 그렇게 심각하게 생각할 필요가 없는 기축통화 발권국가이니 당연하다고 할 수 있다.
3월중 물가상승률이 높게 나왔고 그래서 내달에는 연준리(FRB)가 금리를 0.5%포인트 올릴 것이라는 추측이 나돌면서 미국 주가폭락이 빚어졌다는 점을 되새기면 금리를 올릴 필요가 없다는 주장은 주목할 만하다.
그것은 증시상황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정책의 폭이 미국의 경우 매우 넓다는 의미로 통한다.
바로 이점이 미국과 우리와는 근본적으로 다른 점이다.
주가가 무너져 외국투자자들의 돈이 빠져나가고 국제수지 사정이 나빠지더라도 미국은 금리를 올리지 않을 수도 있고 외채문제를 그렇게 염려하지 않아도 되지만 우리는 그렇지 못하다는 점을 되새겨야 한다.
이는 바꿔 말하면 증시정책이 미국의 그것과는 근본적으로 달라야 한다는 얘기가 된다.
나스닥을 본받아 코스닥시장을 열고 한걸음 더 나아가 제3시장이란 걸 개설하는 등 자본시장의 투기적 성격을 확대시켜온 정책이 꼭 옳은 방향이었는지도 차제에 생각해볼 점이 있다.
매출이나 순익등 실적에 비해 지나치게 과대평가된 첨단업종의 코스닥주가를 "나스닥에서도 그렇다"는 얘기만으로 합리화시킬 수는 없다.
상장기준도 명확치 않은데다 공시체계도 느슨한 코스닥시장 여건이 이른바 "무늬만 벤처"인 종목과 묻지마 투자를 불러 결국 그 반작용으로 주가폭락 우려를 낳고 있다고 본다면 관계당국의 책임은 결코 없다고 하기 어렵다.
주가폭락사태후 FRB가 증시부양조치는 없을 것이라고 밝히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우리 정부당국자들이 증시대책 마련에 부산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은 따지고보면 당연한 귀결이다.
주가폭락의 파괴력에서 그만큼 차이가 있기 때문에 불가피하다고 볼수 있다.
그러나 12.12 조치와 같은 직접적인 주가지지는 절대로 되풀이돼선 안된다.
은행의 겸업주의가 세계적인 추세이기는 하지만,우리의 경우 증시파장이 은행에 미치는 영향을 줄일 수 있는 방안도 마련돼야 한다고 본다.
IMF체제 이후 국내은행들이 소매금융과 투자은행으로 나가려는 듯한 성향이 두드러지고 있는 것은 바로 그런 점에서 꼭 바람직하다고 하기 어렵다.
지금 주가가 다시 폭락사태로 접어든다면 그동안 엄청나게 늘어난 가계신용대출중 상당몫이 부실대출화할 것은 너무도 분명하다.
은행들마저 벤처주식투자에 열을 올리고 있는 상황인데 상호신용금고등의 유가증권투자를 확대하는 등으로 금융업의 증시 의존도를 높여만 가는 것이 바람직한 정책인지도 따져볼 필요가 있다.
뉴욕폭락 다음날 아시아 증시중 우리가 낙폭이 가장 컸고 환율과 금리불안도 두드러졌다는 점은 우리경제의 핫머니의존이 그만큼 높았다는 반증이다.
증시정책은 무엇보다도 그런 우리의 취약점을 고려해야 한다.
주가에 날개를 달려는 어리석음,그래서 추락을 걱정해야 하는 꼴이 되지는 않았는지 뒤늦게나마 되돌아봐야 할 일이다.
뉴욕 증시와 나스닥이 하나같이 기록적인 폭락세를 나타낸 직후인 16일자 뉴욕 타임스에 게재된 폴 크루그먼 미국 매사추세츠대(MIT) 교수의 칼럼 첫머리다.
종합주가지수가 93포인트나 떨어진 월요일의 폭락세와는 대조적으로 문을 열자마자 상한가 종목이 쏟아진 화요일 증시를 지켜보면서 정말 그런 느낌이 든다.
바로 그것이 주식투자자들의 참모습이라고 한다면 증시가 요동을 칠 때마다 나오게 마련인 "뇌동매매를 하지말라"는 소리는 한마디로 우습다.
지난 금요일 대폭락에 대한 크루그먼의 처방도 그런 점에서 예외는 아니다.
미국경제가 여전히 건재하고 있는 만큼 세상이 끝장인 양 마구 팔아치워야할 까닭이 없다는게 그의 주장이다.
불과 1주일여전에 첨단기술주 중심의 미국 주가폭등 상황을 일종의 피라미드판매식 사기(폰지 게임)라고 규정했던 것과 과연 논리가 이어지는 것인지 의문도 없지는 않다.
그러나 그의 칼럼은 미국이라면 주가가 좀 떨어지더라도 별 문제가 없을 것임을 일깨워주기 때문에 부럽고 또 생각하게 하는 점이 있다.
그는 생산성증대가 벽에 부딪쳤던 90년대의 일본과 달리 미국이 현재 기술혁명의 중간단계라는 점,양질의 이민에 따른 지속적인 노동력 증가로 높은 투자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는 점등을 미국경제의 강점으로 꼽았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눈길을 끄는 대목은 미국 주가가 내리더라도 달러방어를 위해 금리를 올려야할 필요가 없다는 주장이다.
미국 경제규모에 비해 외채규모가 적을 뿐 아니라 그것이 미국 돈인 달러표시라는 점을 크루그먼은 강조하고 있다.
국제수지 적자나 외채문제를 그렇게 심각하게 생각할 필요가 없는 기축통화 발권국가이니 당연하다고 할 수 있다.
3월중 물가상승률이 높게 나왔고 그래서 내달에는 연준리(FRB)가 금리를 0.5%포인트 올릴 것이라는 추측이 나돌면서 미국 주가폭락이 빚어졌다는 점을 되새기면 금리를 올릴 필요가 없다는 주장은 주목할 만하다.
그것은 증시상황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정책의 폭이 미국의 경우 매우 넓다는 의미로 통한다.
바로 이점이 미국과 우리와는 근본적으로 다른 점이다.
주가가 무너져 외국투자자들의 돈이 빠져나가고 국제수지 사정이 나빠지더라도 미국은 금리를 올리지 않을 수도 있고 외채문제를 그렇게 염려하지 않아도 되지만 우리는 그렇지 못하다는 점을 되새겨야 한다.
이는 바꿔 말하면 증시정책이 미국의 그것과는 근본적으로 달라야 한다는 얘기가 된다.
나스닥을 본받아 코스닥시장을 열고 한걸음 더 나아가 제3시장이란 걸 개설하는 등 자본시장의 투기적 성격을 확대시켜온 정책이 꼭 옳은 방향이었는지도 차제에 생각해볼 점이 있다.
매출이나 순익등 실적에 비해 지나치게 과대평가된 첨단업종의 코스닥주가를 "나스닥에서도 그렇다"는 얘기만으로 합리화시킬 수는 없다.
상장기준도 명확치 않은데다 공시체계도 느슨한 코스닥시장 여건이 이른바 "무늬만 벤처"인 종목과 묻지마 투자를 불러 결국 그 반작용으로 주가폭락 우려를 낳고 있다고 본다면 관계당국의 책임은 결코 없다고 하기 어렵다.
주가폭락사태후 FRB가 증시부양조치는 없을 것이라고 밝히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우리 정부당국자들이 증시대책 마련에 부산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은 따지고보면 당연한 귀결이다.
주가폭락의 파괴력에서 그만큼 차이가 있기 때문에 불가피하다고 볼수 있다.
그러나 12.12 조치와 같은 직접적인 주가지지는 절대로 되풀이돼선 안된다.
은행의 겸업주의가 세계적인 추세이기는 하지만,우리의 경우 증시파장이 은행에 미치는 영향을 줄일 수 있는 방안도 마련돼야 한다고 본다.
IMF체제 이후 국내은행들이 소매금융과 투자은행으로 나가려는 듯한 성향이 두드러지고 있는 것은 바로 그런 점에서 꼭 바람직하다고 하기 어렵다.
지금 주가가 다시 폭락사태로 접어든다면 그동안 엄청나게 늘어난 가계신용대출중 상당몫이 부실대출화할 것은 너무도 분명하다.
은행들마저 벤처주식투자에 열을 올리고 있는 상황인데 상호신용금고등의 유가증권투자를 확대하는 등으로 금융업의 증시 의존도를 높여만 가는 것이 바람직한 정책인지도 따져볼 필요가 있다.
뉴욕폭락 다음날 아시아 증시중 우리가 낙폭이 가장 컸고 환율과 금리불안도 두드러졌다는 점은 우리경제의 핫머니의존이 그만큼 높았다는 반증이다.
증시정책은 무엇보다도 그런 우리의 취약점을 고려해야 한다.
주가에 날개를 달려는 어리석음,그래서 추락을 걱정해야 하는 꼴이 되지는 않았는지 뒤늦게나마 되돌아봐야 할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