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음 할인을 받기 위해 사채시장 찾아다니는 것도 이젠 지쳤어"

"할인율이 너무 높아.시중금리의 2~3배에 달하니 말야"

"어음을 재테크 수단으로 활용할 수는 없을까"

골치 아픈 금융지불 수단의 하나로 여겨지고 있는 어음을 적정 가격에 사고 파는 것은 물론 재테크 상품으로도 활용할 수 있는 길이 생겼다.

인터넷을 통해 어음을 하나의 상품같이 매매할 수 있는 사이버 어음거래소가 등장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11월 문을 연 피놋( www. pnote. com )이 바로 그 주인공.

이 사이트는 어음 소지자와 어음 구입 희망자가 서로 일치하는 가격에 어음을 매매할 수 있도록 한 어음거래소다.

특히 배서 없이 어음 거래가 가능해 혹시 발생할지도 모를 지급보증 책임에서도 벗어날 수 있다.

피놋은 대신 철저한 사전 심사를 거쳐 신용도가 떨어지는 회사의 어음은 아예 신청 자체를 받지 않고 있다고 안경환 사장은 밝혔다.

이 사이트는 오프라인에서 폐쇄된 형태로 이뤄지던 어음 거래를 공개형으로 바꾼 게 가장 큰 특징이다.

그동안 어음 할인은 대부분 1대 1 방식에 의한 폐쇄형 협상으로 이뤄져 왔다.

이 과정에서 어음 할인을 받으려는 중소기업은 항상 약자의 입장에서 끌려다니고 있는게 현실이다.

자연히 어음 할인 여부는 물론 할인율도 어음 매수자측의 주도로 결정되고 있다.

피놋은 오프라인에서 벌이지고 있는 이같은 어음 거래의 불합리한 점들을 제거했다.

다수의 어음 매도자 및 매수자가 원하는 매매 조건을 제각각 제시해 놓으면 조건이 맞는 양측을 연결시켜주는 방식을 도입,시장원리에 의해 어음거래가 이뤄지게 한 것이다.

이렇게 되면 어음 소지자는 보다 높은 가격에 어음을 팔 수 있고 어음 매수자는 수익성이 확실한 어음을 골라 살 수 있다.

보통은 어음을 갖고 있는 매도 희망자가 어음 발행업체 및 할인율 어음표시금액 등 관련 정보를 사이트에 올리게 된다.

반대로 어떤 업체의 어음을 얼마에 구입하겠다는 제의를 매수 희망자가 먼저 할 수도 있다.

또 앞으로는 매도자와 매수자 양측이 서로 내놓은 조건을 바탕으로 어음 매매협상을 벌일 수도 있다.

피놋은 매도자와 매수자가 확정된 가격이 아닌 희망 할인율 범위만을 정하는 등 매매 조건을 보다 유연하게 제시토록 한다는 방침이다.

안 사장은 이를 위해 사이트에 별도의 협상 코너를 곧 만들 계획이며 이 시스템이 본격화되면 거래가 보다 활성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어음 발행업체의 부도,어음 거래시 사기 등 인터넷을 통해 어음 유통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에 대비,안전장치도 마련했다.

먼저 어음 발행업체의 신용과 관련된 정보가 상세하게 제공된다.

피놋은 한국신용정보와 제휴를 맺고 상장업체를 중심으로 1천여개 업체의 재무상태 등을 기본적으로 보여준다.

여기에 피놋이 자체 조사한 자료도 덧붙여 제공한다.

안 사장은 신용 상태가 불안한 업체는 코드번호를 부여하지 않아 아예 거래가 이뤄질 수 없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어음 거래시 생길 수 있는 사기 등에 대비,평화은행과 손잡고 모든 거래 대금이 은행을 통해 오고갈 수 있도록 했다.

이에 따라 매도 희망자는 어음을 평화은행에 수탁하고 거래가 이뤄지면 평화은행으로 입금된 대금을 찾아가면 된다.

이같은 서비스로 불과 5개월여 만에 9백여명이 회원으로 가입,인터넷을 통한 어음 거래에 나서고 있다.

이들 회원은 대형 제조업체의 하청업체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그러나 단기자금을 운용하려는 대기업의 자금부 관계자들과 1~2개월내 단기 수익을 노리는 파이낸스들도 최근 들어 부쩍 늘고 있다.

피놋에 등록된 매매 희망 어음총액은 4월 들어 1백20여억원을 넘어섰고 거래 총액도 12억원에 달하는 등 경기가 풀리면서 거래 건수가 갈수록 많아지고 있다고 안 사장을 설명했다.

피놋은 또 상반기중에 신규 분양 아파트를 담보로 한 주택저당부채권(MBS)을 발행하고 중국 업체들과의 제휴를 통해 아시아권 벤처기업 인수합병(M&A)시장에 진출할 예정이다.

이 회사의 납입자본금은 10억원이며 한국기술투자 경덕전자 3W투어 등이 주주로 참여하고 있다.

(02)3472-7001

김철수 기자 kcsoo@ 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