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청 일대가 행정타운으로 확고하게 자리매김하면서 요즘 변화가 한창이다.

하루가 다르게 음식점과 상가,업무시설이 늘어나고 있다.

공무원과 민원인 등 하루 2만명을 넘어서는 유동인구가 최대의 자산이다.

이들을 겨냥해 한식당과 고기구이집 상가들이 주택가를 개조하거나 상가건물 신축에 나서고 있다.

행정타운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곳은 연산동과 거제동을 잇는 지역.

이 일대는 199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군부대와 주택가여서 한가한 동네였다.

연산동 시대가 열린 것은 지난 98년 초.부산시청과 부산지방경찰청이 중앙동시대를 마감하고 2월 문을 연데 이어 바로 옆자리에 부산시의회가 들어섰다.

98년7월 부산지방노동청과 부산시선관위도 시청 맞은편에 입주,이 일대에 근무하는 공무원만도 4천여명에 이른다.

멀지않아 연제구청사와 국민연금관리공단이 들어서면 이 일대는 행정타운으로서의 면모를 완벽하게 갖추게 된다.

내년 9월 시청과 불과 5분거리인 거제동에 부산법조종합청사와 부산고.지검청사가 완공되면 이 지역의 모습은 더욱 달라진다.

이곳의 모습을 바꾼 것은 시청뿐이 아니다.

옛시청 인근의 음식점들도 한몫 했다.

고미 대교횟집 대연갈비 목련갈비 대복집 삼호식당 낙원 등 시공무원들과 오랜 인연을 맺고 있는 한정식집 20여곳이 이곳으로 옮겨왔다.

중앙동에 있던 신흥인쇄소와 상패 제작업체인 대한기공사,시청과 경찰청의 붙박이 미화원 김씨 아저씨도 이곳에 둥지를 틀었다.

지난해초부터는 이곳에서 장사가 잘된다는 소문을 듣고 몰려온 2백여개 식당이 시청인근에 빽빽이 들어서면서 치열한 손님끌기 경쟁을 벌이고 있다.

자연히 인근의 점포 임대료가 뛰었다.

점포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만큼 어렵게 됐다.

30평 규모 음식점의 경우 평당 임대료가 2백만원,매매가격은 4백50만원선으로 지난해보다 15% 정도 올랐다.

부동산업체 관계자는 "임대료가 올라도 목좋은 곳은 구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시청 인근의 활기는 1 떨어진 연산동로터리로 이어지고 있다.

이 일대 노래방은 부산 시청이 옮겨오면서 매출이 10% 가량 늘어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거제동 법조타운 일대는 입주 1년을 앞두고 벌써부터 자리잡기 경쟁에 나섰다.

법원청사 바로 앞에 선점을 노려 로제스티빌딩과 부산법조타운이 골조를 드러내고 있다.

각각 지상 14층에 연면적 2천5백평,4천5백평 규모로 오는 2001년 4월과 같은해 8월에 문을 열 예정이다.

변호사와 법무사들이 벌써부터 임대를 문의해 오고 있다.

행정타운 완공이 다가오자 대형아파트도 이 일대에 속속 들어서고 있다.

지하철 3호선이 통과하는 등 교통망을 잘 갖춘 데다 시내와도 가까워 인기가 높다.

법조타운 뒤쪽의 거제현대아파트와 거제쌍용아파트의 인기가 유난히 높다.

1천3백30세대의 유림아파트도 내년 8월 완공을 앞두고 분양에 들어갔다.

연산로터리의 반도아파트(3백세대) 연산9동의 대우아파트(3백3세대) 초읍동 삼정아파트(4백8세대)등도 내년 완공을 목표로 공무원과 외곽지역 사람들을 대상으로 영업에 나서고 있다.

일부 아파트는 부산에서는 보기 힘들게 프리미엄이 붙을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송진호부동산의 송오용 소장은 "거제동의 법원이 완공되면 이 일대는 하루 유동인구 5만명에 베드타운을 갖춘 대규모 행정타운으로 급신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 부산=김태현 기자 hyun@ked.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