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를 중심으로 금융자산관리사(FP.Financial Planner) 자격증 취득 붐이 불고 있다.

오는 23일 증권업협회 주관으로 실시되는 제1회 시험에 무려 1만6천7백20명이 응시원서를 냈다.

협회는 당초 많이 와야 5천명을 넘지 않을 것으로 봤었다.

그러나 예상 인원의 3배가 몰리는 바람에 시험 장소를 구하느라 애를 먹었을 정도다.

수험생중 증권사 직원이 1만3천명선으로 대부분이다.

국내 증권사 임직원이 3만3천여명인 점을 감안하면 2.5명당 1명 꼴로 이번 시험에 도전한 셈이다.

증권사들은 첫 시험에 많은 합격자를 내기 위해 경쟁까지 벌이고 있다.

은행 보험사 등에서도 3천여명 정도가 원서를 냈다.

금융자산관리사는 고객의 위임을 받아 자산을 운용해 주고 수수료를 받는 직업이다.

앞으로 이들이 맡을 업무가 늘어나 수요가 급증할 것이라는 전망 때문에 많은 응시자가 몰렸다.

첫 시험인만큼 다소 쉽게 나오지 않겠냐는 기대감도 작용했다.

<>금융자산관리사 수요 전망=수수료가 극히 적은 사이버거래가 폭증하고 수수료 인하 경쟁이 가열돼 증권사들은 새로운 수입원을 찾아야할 처지.

그 돌파구가 바로 "랩 어카운트(Wrap Account.종합자산관리계좌)"다.

고객이 맡긴 돈을 주식 채권 CD(양도성예금증서)등 각종 금융상품은 물론 부동산상품에 투자한 뒤 일정한 수수료를 받는 새로운 종합금융상품이다.

올 하반기중에 증권사들은 이 상품을 팔수 있을 전망이다.

바로 이 상품을 팔 때 금융자산관리사가 필요하게 된다.

업계에서는 금융감독위원회가 FP자격증 소지자에 한해 랩 어카운트 업무를 취급할 수 있도록 규제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미 증권업협회는 FP자격증을 딴 사람만이 랩 어카운트 업무를 맡을 수 있도록 내부규정을 신설해 회원사들에게 권고하고 있다.

<>자격증 취득 열기=대형증권사는 랩 어카운트 시장을 선점하려면 우선 FP합격자를 많이 내야 한다고 보고 있다.

현대증권에서는 전체 직원의 60%인 2천1백40명이 이번 시험에 무더기로 응시했을 정도다.

현대는 응시료(3만원)와 통신교육 교재비를 대주기도 했다.

사전 교육단계부터 경쟁은 치열했다.

증권업협회와 증권연수원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현재까지 9백51명에 대해 FP교육을 시켰다.

73시간짜리 강의로 수강료가 69만3천원이었는 데도 약 4천명이 수강을 희망했다.

하지만 교육장소가 마땅치 않아 이중 4분의 1만 강의를 들을 수 있었다.

표준교재도 1만7천부 가량 팔렸다.

증권연수원은 비교육생들로부터도 교재 신청이 몰려 교재를 할인판매했을 정도다.

외부의 학원과 연수기관에도 수걍생이 폭주했었다.

한국국제금융연수원은 지난달 현대 삼성 대신등 3개 증권사 직원 5천명을 대상으로 시험대비 과정을 운영하기도 했다.

국제금융연수원의 김상경 원장은 "투자상담사 등 기존의 금융 관련 자격증이 다양하게 있지만 앞으로는 FP가 가장 권위 있고 상품성이 높은 자격증이 될 것"이라며 "수요가 몰려 인터넷 강의를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 최승욱 기자 swchoi@ked.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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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용어설명 ]

<>금융자산관리사(FP)

고객의 투자규모와 투자성향 등을 분석해 종합적인 자산운용전략을 수립해주거나 고객으로부터 투자 일임을 받아 자산을 운용해주는 금융전문가.

자문 또는 운용 댓가로 투자금액의 일정비율을 수수료를 받는다.

미국에서 판매되는 투자신탁상품의 약 10%를 FP가 팔 정도로 인기가 높다.

FP 시험과목은 <>고객관리업무 <>자산관리업무 <>법률 및 세제 <>자산운용 및 전략 등 4개.

과락없이 70점이상 획득해야 합격한다.

오는 9월17일 제2회 시험을 치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