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열릴 남북한 당국간의 첫 준비접촉은 정상회담의 의제와 절차 등을 북한측과 포괄적으로 논의하는 자리가 될 전망이다.

5년9개월만의 판문점 대화인 만큼 일단 서로의 기본입장을 개진하는 자리가 될 가능성이 높다.

<>무엇을 논의하나=남한측 수석대표인 양영식 통일부 차관은 21일 "김대중 대통령이 베를린 선언에서 밝힌 4대과제를 중심으로 회담에 임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대통령이 밝힌 4대 과제는 정부간 경제협력, 평화체제 정착, 이산가족 등 인도적 문제, 남북간 대화창구 상설화 등이다.

따라서 이를 중심으로 의제에 대한 논의가 진행될 전망이다.

사회간접자본 지원에 관해서도 남측의 입장을 전달하고 북한의 입장을 확인할 예정이다.

양 차관은 "준비접촉은 정상회담에 대해 큰 틀에서 논의할 것"이라며 "정상회담 합의서에 어느 정도 나와있는 만큼 의제를 놓고 씨름을 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내다봤다.

정부는 경호 통신 의전 등의 실무적인 문제는 따로 논의하고 이번 준비접촉에서는 의제논의에 주력할 방침인 것으로 알져지고 있다.

<>준비접촉 전망은=남한측은 일단 준비접촉이 순조롭게 진행될 것으로 보고 있다.

94년 정상회담 예비접촉때의 합의사항을 준용하면 진행속도도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측은 지난 19일 통지문에서 "94년에 있은 북남최고위급회담을 위한 실무접촉 때의 전례를 고려하여"라고 밝혀 당시 합의를 준용하려 할 가능성이 높다.

남한측도 94년 합의사항중 준용할 것은 준용하고 필요에 따라 일부는 새롭게 논의한다는 방침이다.

정상회담까지 남은 시간이 많지 않은 만큼 신속하게 협상을 진행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북한측의 태도에 대한 평가도 긍정적이다.

양 차관은 "냉전시대의 협상태도는 상대의 허를 찌르는 것이었지만 이번에는 북한의 태도도 변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판문점 준비접촉을 수용한 점이나 남측이 전통문을 보낸지 하루만에 답신을 보내온 것이 그런 조짐이라는 설명이다.

양 차관은 "남북관계는 누가 이기고 지는 것이 아니라 윈윈게임이며 일방적인 승리나 패배는 없다"며 협상이 순조롭게 진척될 것으로 기대했다.

서화동기자fireboy@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