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는 반드시 결실을 맺도록 하겠다"

남북정상회담 준비접촉의 우리측 수석대표인 양영식 통일부차관은 요즘 유난히 "결실"이란 단어를 빈번히 사용하고 있다.

분단 55년만의 첫 남북정상회담을 반드시 성사시켜 통일을 앞당기는 "열매"를 맺도록 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인듯 하다.

양 차관은 자타가 공인하는 통일전문가다.

남북대화가 시작되던 지난 72년 통일부에 들어온 이래 28년간 통일정책,남북대화,통일교육 등에 매달려왔다.

이번 남북정상회담에서는 준비와 실무절차를 총괄하는 준비기획단장까지 맡은 터여서 그가 느끼는 사명감은 더욱 막중할 수 밖에 없다.

때문에 "상대방의 "허"를 찌르는 냉전시대의 대화방식에서 벗어나 역지사지하는 자세로 대화를 이끌겠다"는게 그의 입장이다.

서로 자기주장만 하는 소모적 논쟁보다는 성과중심으로 대화를 진행하겠다는 것이다.

북한측도 이에 동의하고 있다.

따라서 양 차관은 북한과의 대화가 순조롭게 진전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북한측의 태도가 매우 적극적일 뿐만 아니라 김령성 대표단장 등 북측 대표단도 "말이 통하는" 사람들이라는게 그의 설명이다.

지난 22일 판문점 남측지역 "평화의 집"에서 열린 1차 준비접촉이 끝난 뒤에도 "회담분위기가 매우 우호적이었다"고 그는 전했다.

하지만 준비접촉이 마냥 낙관적인 것은 아니다.

이날 첫 준비접촉에서 양측이 회담 결과를 공개하지 않기로 결정한게 이를 말해준다.

남한측의 기본입장을 밝힌 기조발표 내용조차 알려지지 않은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양 차관은 당초 "최대한 투명하게 대처하겠다"고 했지만 북측의 비공개 요구가 만만찮았던 모양이다.

그가 앞으로 열릴 준비접촉과 정상회담에서 어떤 열매를 맺게할지 주목된다.

서화동 기자 fireboy@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