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21일 서울 중랑천의 물고기 떼죽음 사건은 인접한 하수처리장의 용량 부족과 오랜 가뭄 끝에 내린 비가 서로 맞물려 일어났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건을 조사중인 서울 성동경찰서는 23일 "수많은 물고기가 호흡곤란 상태로 발견된 살곶이 다리에서 약 2km 떨어진 중랑하수처리사업소 관계자들을 조사해 본 결과 사고당일 오전10시부터 오후 2시 사이에 완전히 정화되지 않은 폐수 29만t이 흘러나온 사실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에 따라 한꺼번에 방류된 폐수가 일시적으로 중랑천에 산소부족 현상을 만들면서 물고기들이 호흡곤란을 일으킨 것으로 잠정 결론내렸다.

이날 하수처리장보다 상류지역에선 호흡곤란 증세를 보인 물고기가 발견되지 않아 이같은 결론을 뒷받침하고 있다.

여기에다 오랜 가뭄 끝에 내린 비로 그동안 하천 밑바닥에 가라앉아 있던 각종 퇴적물과 주변 도로등에 쌓여 있던 쓰레기 등이 오.폐수와 뒤섞이면서 산소부족현상을 심화시킨 것으로 경찰은 분석했다.

중랑하수처리사업소는 "평소엔 시간당 하수처리 용량(7만1천2백50t)보다 적은 오 폐수가 유입되던 것과 달리 21일 오전엔 시간당 14만t이 흘러들었다"며 "이번에 내린 비는 하천 오염을 가장 심하게 만드는 9-10mm 안팎이어서 피해가 더 커졌다"고 밝혔다.

< 유영석 기자 yooys@ked.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