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대기업들에 대한 세무조사가 24일부터 본격 시작된다.

이번 조사에서는 대주주의 사전상속.변칙증여를 밝히는 주식이동조사가 정기 법인세 조사와 병행돼 대주주의 주식이동이 많았거나 이와 관련된 계열사들은 모두 조사에서 비켜 나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국세청 고위관계자는 23일 "주식이동이 많은 그룹 경영진의 특수관계인(가족)에 대해서는 금융계좌 추적을 통해 자금출처까지 밝히겠다"며 "상반기중 조사를 마무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세청에 따르면 현대는 정주영 명예회장이 2세들에게 경영권을 넘기는 과정과 계열분리 과정에서 변칙증여나 기업자금을 이용한 주식인수가 있었는지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지난해 현대전자의 주가조작건도 시세차익으로 낸 이익을 다른 계열사에 부당하게 지원한 혐의가 확인되면 세액추징은 불가피하게 됐다.

삼성에 대해서는 이건희 회장과 장남인 재용씨가 대주주로 있는 삼성에버랜드가 최근 몇년 사이 삼성생명 지분을 확대한 과정에 확대경을 들이대고 있다.

삼성에는 24일중 조사팀이 투입될 전망이다.

지난해 3월 삼성생명 삼성물산 등이 법인세 신고시 낸 주식이동상황명세를 토대로 이미 상당한 내사작업이 진행된 것으로 파악됐다.

LG는 구자경 명예회장 일가의 최근연도 지분 분할 내용이 일반 법인세 신고내역과 함께 조사될 예정이다.

LG에서는 이달 들어서도 그룹내 우량 핵심계열사인 LG화학과 LG전자가 비상장기업인 LG유통과 LG칼텍스정유의 대주주 지분을 대거 넘겨받았다.

이때 정유주식을 주당 11만원에 1천3백억원어치를, 유통주식은 주당 15만원에 사들여 지난주말 투신사들이 적정가격보다 비싸게 매입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국세청은 SK에 대해 주식이동조사대신 정기 법인세 조사에 국한할 방침인데 아직 정식 통보는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허원순 기자 huhws@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