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북경)의 한 외국기업에 근무하고 있는 중국근로자 쑹(송.42)선생은 요즘 괜히 즐겁다.

다음달 1일부터 시작될 7일간의 노동절 연휴 구상에 일손이 안잡힐 정도다.

3인 가족 가장인 그는 3박4일 여행지로 윈난(운남)성 구이린(계림)과 제주도를 놓고 저울질하고 있다.

대부분의 베이징 근로자들은 지금 쑹씨처럼 행복한 고민에 빠져있다.

중국정부가 근로자에게 "베푼" 황금 휴식기간은 5월1일부터 7일까지 1주일.

그러나 원래 휴일인 이번주 토.일요일(4월29,30일)에는 일이 제대로 안 될 것으로 보여 일부 근로자는 9일동안 푹 쉬게 된다.

중국정부는 근로자들에게 충분한 재충전 기회를 주기 위해 휴일을 연장한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속 뜻은 다른데 있다.

국민들이 돈을 쓰도록 유도하기 위해 휴일을 엿가락 늘리듯 연장하고 있다.

소비위축은 중국경제가 안고 있는 가장 큰 문제다.

인위적인 증시부양,이자소득세 부과,저소득층 지원금 확대 등 온갖 유인책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은 선뜻 주머니를 열 생각을 않는다.

소득은 고스란히 다시 은행으로 몰린다.

상품이 안 팔리니 기업 공장에는 재고가 쌓여가고,생산성이 악화된다.

소비자 물가는 최근 다소 오름세 기미를 보이고 있긴 하지만 3년동안 마이너스 행진을 계속하고 있다.

물가가 떨어지면 수요가 늘어야 정상임에도 소비는 요지부동이다.

전형적인 디플레 현상이다.

중국정부는 휴가기간에 비례해 소비가 늘어나는 선진국형 소비 현상이 중국에서도 나타난다는 점을 발견했다.

결국 작년 국경절(건국기념일.10월1일)부터 앞 뒤 토.일요일을 끼워 휴가기간을 늘려 발표하기 시작했다.

중국 언론들은 "돈주머니를 풀지 않던 가장들도 휴일에는 "가족의 성화에 못이겨" 돈쓰기에 나서고 있다"며 이를 들어 "가일경제(가일경제.휴일경제)"라고 표현한다.

효과는 금방 나타났다.

베이징시의 경우 작년 춘절(설) 10%선에 불과했던 관광비율이 올 춘절 23%로 늘었다.

관광객은 한 번 외유때 1인 평균 8백39위안(약 11만7천원)을 쓴 것으로 나타났다.

어지간한 노동자의 한달 월급이다.

중국은 휴일을 늘려서라도 소비자들을 시장으로 끌어내야 할 정도로 디플레에 시달리고 있다.

그러기에 "휴일경제"는 중국경제 현상을 읽는 또다른 키워드가 됐다.

베이징=한우덕 특파원 woodyhan@ 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