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업계의 경쟁업체 텃밭 공략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는 양상이다.

사업 다각화와 매출증대를 위해 경쟁업체의 고유 사업영역과 유통망을 침범하는가 하면 여기에 제약업체까지 가세, 시장에 교차 진출하는 양상이 확산되고 있다.

또 방판(방문판매) 업체는 시판(시장판매)을 강화하고 있고 시장판매 업체는 방문판매 유통망 구축에 발벗고 나서고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빙그레는 다음달까지 방판 유통망을 갖춘다는 방침을 세우고 방판전용 유제품의 출시를 준비중이다.

매일유업과 남양유업도 직장인 수요를 노리고 시내 중심 빌딩가를 중심으로 방판조직 마련에 들어갔다.

경쟁관계에 있는 방판 전문업체 한국야쿠르트는 이에 맞서 시판 전담 조직을 별도로 구성, 백화점 할인점 대형수퍼마켓 등 유통업체 매장에 유제품을 속속 입점시키고 있다.

방판에 치중해온 축협도 수도권 시장을 겨냥, ''쿠프''라는 시판전용 제품을 출시하고 경쟁사인 서울우유의 텃밭 잠식에 들어갔다.

식품과 제약업체간의 치고받기도 만만치 않다.

국내 최대 식품업체인 제일제당은 기술력의 우위를 바탕으로 완제품 및 원료의약품을 잇따라 내놓으면서 제약업체들을 압박하고 있다.

대상과 삼양사도 의약품 개발 부문을 신규사업의 핵심으로 삼고 있다.

제약업계의 반격은 더욱 거세다.

동아제약은 스포츠음료인 포카리스웨트를 내세워 음료시장의 한축을 형성할 정도로 위력을 떨치고 있다.

현대약품도 미에로화이바로 기능성 음료시장에 뛰어든지 오래됐고 최근에는 한미약품이 ''스내플''이라는 천연주스를 선보이며 음료시장 진출을 꾀하고 있다.

한독약품도 ''다이트라''로 다이어트식품 시장에서 시장점유율을 놓고 경쟁중이다.

그동안 상대방의 고유 영역을 지켜오던 동원산업과 오뚜기는 더욱 치열한 시장뺏기 경쟁을 벌이고 있다.

오뚜기가 동원산업의 영역이었던 참치시장에 뛰어들자 동원산업측은 오뚜기의 주력사업인 마요네즈 시장에 진출했다.

두 업체는 즉석식품, 식용유, 음료 시장에서도 경쟁적으로 신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업계는 이같은 현상에 대해 식품 및 제약업계 모두 원천기술이 비슷해 시장진입이 쉬운 점을 원인으로 꼽았다.

업계 관계자는 "시장 규모가 커진다 싶으면 기술 및 영업력은 아랑곳 하지 않고 무조건 뛰어들고 보자는 풍토가 만연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상철 기자 cheol@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