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멋드러진 오페라 아리아를 들려줄 콤비네이션 같다.
이들이 다음달 17일 오후 8시 수원야외음악당 무대에 오른다.
5월 15일부터 열리는 "2000 수원국제음악제"의 두번째 레파토리를 장식할 예정.
특히 맹인테너로 맹활약을 하고 있는 보첼리의 첫 내한무대여서 국내 팬들의 관심이 높다.
이번 콘서트는 이탈리아의 벨칸토 아리아로만 꾸며진다.
벨칸토 오페라의 초석을 다진 로시니 도니제티 벨리니에서부터 베르디와 푸치니에 이르기까지 유명 아리아들을 담아낸다.
세명의 아티스트들은 물론,함께 무대에 오르는 신예 소프라노 이세이도 이탈리아에서 활동하는 성악가여서 화려한 벨칸토의 진수를 맛볼 수 있는 무대가 될 것 같다.
보첼리는 베르디 "아이다"중 "청아한 아이다",마스카니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중 "아베마리아",베르디 "리골레토"중 "여자의 마음"등을 부른다.
조수미는 로시니 "세빌리아의 이발사"중 "방금 그 노랫소리",베르디 "리골레토"중 "그리운 이름이여"등을 노래하고 도니제티 "루치아"중 "나의 애타는 마음은..."은 보첼리와 함께 부를 예정.
이세이는 푸치니 "나비부인"중 "어떤 갠 날"을 독창하고 보첼리와 푸치니 "라보엠"중 "오 사랑스런 아가씨"를 노래한다.
반주는 정명훈이 지휘하는 수원시향이 맡을 예정이다.
인기절정의 보첼리가 한국을 찾게 된 것은 정명훈과의 깊은 친분 때문으로 보인다.
그와 정명훈의 인연은 97년 정명훈이 이탈리아 산타체칠리아 아카데미 오케스트라의 상임지휘를 맡으면서 시작됐다.
이후 보첼리와 메조소프라노 바르톨리가 함께 한 "세계를 위한 찬송"(97년 유니버설)과 보첼리의 독집앨범 "영혼의 아리아"(99년 유니버설) 등이 정명훈의 지휘로 제작됐다.
음반녹음 뿐 아니라 둘은 각종 콘서트 무대에서 호흡을 맞춰온 사이.
한번의 국내 콘서트로 마치기에는 아쉬움이 남는 게 당연하다.
그래서일까.
한국공연을 앞두고 일본을 먼저 찾는다.
보첼리 정명훈 조수미 이세이 등 똑같은 출연진이 5월 11일부터 15일까지 3차례 도쿄 오차드홀에서 같은 레파토리를 들려줄 예정이다.
보첼리는 자신이 클래식 가수보다는 팝가수로 유명해진 사실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그는 이런 주변의 시각에 대해 다음의 말로 받는다.
"사람들이 내가 부르는 아름다운 멜로디와 가사를 좋아한다면 나는 그런 음악을 담은 음반을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겁니다.
카루소도 많은 칸초네를 불렀지만 그를 대중가수라고 생각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어요"
보첼리에게 이런 자존심이 있었기에 대중음악과 고전음악의 경계에 크게 구애되지 않고 자신의 매력적인 목소리를 활용할 수 있었던 것이다.
클래식애호가들이 점점 줄어가는 현실에서 보첼리는 오히려 클래식을 새롭게 느낄 수 있게 해주는 "천사"같은 존재라 할 수 있다.
(02)518-7343
< 장규호 기자 seinit@ked.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