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반떼 XD는 "작지만 품격을 갖춘 강한 차"다.

미국시장에서 호평을 받고 있는 중형차 EF쏘나타(1천8백~2천5백cc)를 쏙 빼닮았다.

EF쏘나타에 적용된 신기술과 시스템은 하나도 빠짐없이 모두 이 차에 채택됐다.

소음과 진동면에서는 오히려 EF쏘나타보다 낫다.

그래서 현대자동차는 이 차를 "작은 그랜저"로 부른다.

차체의 크기만 작을 뿐 품질은 그랜저 XG급이라는 자부심에서다.

기존 아반떼와 브랜드 이름(아반떼)은 같지만 부품에서부터 엔진에 이르기까지 "볼트.너트"를 빼고는 같은 것이 없는 완전 신차다.

엔진만 해도 이 회사가 자체 개발한 알파엔진(1.5DOHC)과 베타엔진(2.0DOHC)의 기능을 대폭 개선해 최대출력만 해도 동급 최고수준인 1백8마력과 1백47마력으로 각각 높였다.

아반떼 XD는 국내도 국내지만 세계 최대시장인 미국과 유럽시장을 겨냥해 개발된 수출전략차다.

이 차로 한국차가 경쟁력을 갖고 있는 중소형차 시장을 석권하겠다는 것이 현대의 야심이다.

1천8백cc급 준중형 모델없이 1천5백cc와 2천cc짜리 중형및 소형차 기종만 만드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한국에서만 나오는 1천8백cc급은 외국에서는 아예 "크기가 조금 큰 정도의 소형차"로 분류해 그다지 관심을 주지 않는다.

이 차에 대한 해외 경쟁차종으로는 북미시장에서 일본 도요타의 코롤라와 혼다 시빅,유럽에서 폴크스바겐의 골프와 오펠 벡트라 등이 꼽힌다.

아반떼 XD는 가격은 물론 안전성과 실내 정숙성에서 코롤라를 뛰어 넘고 있다.

미국 교통관리국(NHTSA)이 정한 안전도 측정 프로그램 기준에 따라 1백50여회의 충돌시험과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실시한 결과 정면충돌과 측면충돌 시험에서 모두 코롤라를 앞섰다.

기본사양을 기준으로 한 1천5백cc 소형차의 가격(부가가치세 포함)은 8백14만~9백35만원이다.

7백67만~8백74만원인 같은 급의 기존 아반떼보다 60만원 정도 비싸다.

2천cc짜리 중형차(골드)는 1천55만원.

네비게이션 등 풀옵션을 채택했을 때는 1천7백43만원으로 동급 EF쏘나타 풀옵션(2천34만원)보다 3백41만원 싸다.

현대는 가격이 다소 비싼 대신 동급 최대의 유선형 차체 크기와 실내공간, 최적의 변속패턴을 찾아주는 하이벡 변속기 등 신기술과 고급자재가 채택돼 있어 소비자들이 충분한 보상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1천5백cc급에는 DOHC 엔진 외에 연비가 1l당 17.2km(수동 기준)에 달하는 1등급 린번엔진이 장착돼 연료비도 절감할 수 있다고 밝혔다.

아반떼XD는 오는 6월 이탈리아 토리노모터쇼에 나가 첫선을 보인 뒤 7월부터 미국과 캐나다를 시작으로 세계 전지역에 수출될 예정이다.

현대는 미국시장에서는 품질이 우수한 "준중형차", 유럽에서는 고급차와 맞먹는 중형차의 이미지를 부각시키는 판촉전략을 통해 2001년 14만5천대, 2002년에는 15만7천대를 수출할 계획이다.

국내에서는 개성을 중시하는 20대와 30대 사무직 종사자, 실용성을 중시하는 40대 이용자를 타깃으로 올해 8만대를 판매해 16만대로 예상되는 준중형차 시장에서 50% 이상의 점유율을 올릴 방침이다.

문희수 기자 mhs@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