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가 27일 과외를 금지토록 한 "학원 설립및 운영에 관한 법률"에 대해 위헌결정을 내림에 따라 과외에 대한 모든 족쇄가 일시적으로 풀리게 됐다.

헌재의 결정으로 현행 법이 효력을 잃게 돼 모든 유형의 과외가 전면 허용된다.

교육 당국이 대체입법을 하기 전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 밖에 없다.

법적 공백상태가 생긴 것이다.

전문가들은 현직교사와 일부 학원강사들의 비밀과외가 일반화돼 있는 상태에서 과외가 양성화돼 과외비 단가가 떨어질 것이라는 분석과 사교육비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는 상반된 전망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우리사회의 교육열과 치열한 대학입시 경쟁을 감안할 때 당분간 과외를 중심으로 한 사교육비 부담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는 해석이 우세하다.

<>헌재의 결정취지=헌재는 "위헌결정의 근본취지는 고액과외 등 사회적 폐해가 큰 과외교습을 금지하는 것 자체가 위헌이라는 듯은 아니다"고 밝혔다.

다만 고액과외 등을 억제하기 위한 방법의 선택이 잘못돼 국민의 기본권을 과도하게 침해해 위헌성이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입법자는 헌재의 위헌결정에도 불구하고 <>고액과외 <>입시준비생을 대상으로 하는 대학교수 등 입시관련자의 과외교습 <>교사가 학생부.내신성적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학생을 대상으로 한 과외교습을 규제할 법을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헌재는 세가지 점에서 위헌 결정을 내렸다.

먼저 부모의 자녀교육권은 천부권인데 법으로 제한할 수 없다는 것이다.

또 학생 스스로 교육을 받을 권리(인격 발현권)을 침해하는 것이고,과외를 업으로 삼을 수 있는 직업선택권을 과도하게 제한한다는 점을 들었다.

이밖에 대학생과 대학원생의 과외는 허용하고 일반인은 불허하는 것도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파장=당분간 과외시장이 특수를 맞을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현직 교사들의 교단이탈 현상이 가속화될 것으로 우려된다.

가뜩이나 명예퇴직 바람이 거센데다 정년단축 등으로 사기가 저하된 일선 교사들이 과외가 자유로운 학원 등으로 눈을 돌릴 가능성이 높다.

오는 2002년부터 수능등급제가 도입돼 수능성적의 변별력이 줄어들고 영향력이 적어진다고 하지만 여전히 영역(과목)별 원점수가 제시되는 만큼 과외열풍을 막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다.

특히 각 대학이 앞다퉈 특기자나 특수재능 보유자를 대상으로 특별전형을 늘리고 있기 때문에 예.체능계를 중심으로 고액과외는 더욱 심해질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상대적으로 학교 공교육이 크게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보충.자율학습이 폐지됐기 때문에 시간이 남는 학생들이 학원이나 "과외선생"에게로 더욱 몰릴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학원강사들도 대대적으로 "부업전선"에 뛰어들 것으로 보인다.

이른바 "쪽집게 과외"를 하는 유명 강사들의 "몸값"은 치솟을 수 밖에 없다.

일반인이 빌라나 오피스텔,사무실 등에 과외방을 차려놓고 교습행위를 하는 것도 허용되기 때문에 가정주부나 직장인들의 "과외 부업"도 활발해질 전망이다.

학습지 상담교사의 과외활동도 왕성해질 것으로 보인다.

학습지의 경우 상담교사가 가정을 방문하더라도 교습행위를 하지는 못하도록 규제해왔으나 앞으로는 막을 근거가 없어졌다.

< 김문권.이건호 기자 mkkim@ked.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