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현 < 정보통신중소기업협회 회장 >

최근 벤처기업에 대한 거품론이 일고 있다.

지난해 벤처기업이 대거 등록돼 있는 코스닥시장이 활황을 보이면서 불거져 나왔다.

그러나 당시만 해도 거품론을 받아들이는 국민들의 체감수준이 그렇게 심각하지 않았다.

그때는 코스닥시장의 벤처기업 주가가 폭등한 데 대한 우려보다는 증권거래소에 상장된 이른바 "굴뚝산업"에 해당하는 업체들의 주가폭락에 대한 걱정이 더 앞섰다.

그런데 올들어 마냥 오를 줄 알았던 코스닥시장이 침체 국면에 접어들면서 이런 우려가 증폭되고 있다.

그러나 벤처기업을 운영하고 있는 기업가로서, 국내 3백50여개 정보통신 벤처기업들이 회원사로 있는 정보통신중소기업협회 회장으로서, 거품론은 정말 "거품"에 그칠 것이라고 감히 말하고 싶다.

이유는 간단하다.

벤처기업 창업 붐은 한국의 특수상황이 아닌, 세계적인 추세기 때문이다.

세계 경제를 쥐고 흔드는 미국에서조차 아마존이나 마이크로소프트 등 벤처기업이 포드사나 보잉사 등을 능가할 것으로 믿고 있다.

이는 막연한 성장성 때문이 아니다.

그 성장의 열매가 기존 산업이 수십년동안 거뒀던 것보다 질과 양 모두에서 뛰어날 수 있다는 확신이 뒷받침되기 때문이다.

성장성의 예상 기대치가 당장의 "현찰(실적)"보다 훨씬 매력적이라는 얘기다.

물론 일부 벤처기업은 거품일 수도 있다.

벤처기업은 "벤처"라는 이름 그대로 모험이 따르기 때문이다.

벤처기업의 성공 확률이 4~5%에 불과하기도 하다.

그래서 경쟁력있는 기술을 개발하는게 쉽지 않고 많은 고통이 따른다.

그렇다고 벤처산업 전체가 거품이라고 한다면 이는 판단착오다.

콜럼버스가 모험을 통해 신대륙을 발견했듯 벤처기업이 성공을 거둔다면 세계 경제에 신대륙의 발견만큼이나 엄청난 영향을 미칠 수도 있는 것이다.

이는 "정보의 바다"라고 불리는 인터넷이 10년도 채 안된 기간에 이루어낸 세계 정보흐름의 변화를 보면 이해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세계 각국 벤처기업끼리 초를 다투어 벌이고 있는 기술개발 전쟁에서 살아남는 것이다.

이 전쟁에서 제대로 싸워 보지도 못하고 중도에 빠진다면 우리나라는 벤처 선진국의 종속국으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

자원과 재원이 부족한 우리나라는 과거와 같은 상황이었다면 잘 사는 나라는 될 수 있을지언정 세계경제를 선도하는 국가까지 발전하기 어려웠다.

그러나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비록 돈이 없더라도 뛰어난 기술력과 풍부한 인적 자원만 있다면 얼마든지 세계에서 자신의 목소리를 당당하게 낼 수 있는 국가로 성장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 포드사나 보잉사에 버금가는 회사를 만든다는 것은 과거에는 꿈도 꿀 수 없었다.

그러나 지금의 벤처기업들은 자신의 회사가 얼마든지 아마존이나 마이크로소프트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다고 믿고 있고, 또 그렇게 되기 위해 수많은 밤을 새워 가며 기술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지금 우리는 천재일우의 기회를 맞고 있다.

벤처기업은 그 기회를 살리는 존재 근거이며 따라서 벤처산업의 육성은 시대적인 소명이다.

벤처산업을 비관적으로 보면 "거품"일 수 있겠지만 낙관적으로 보면 "희망"일 수도 있다.

새 천년을 맞은 우리가 앞으로 전개될 세상을 비관적으로 볼 이유는 없다.

희망없이 도전하는 모험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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