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쩡한 회사를 두개로 쪼개다니 너무 혹독하지 않은가. 득보다 실이 더 클 수 있다"

"아니다. 공정한 경쟁을 위한 최선의 조치였을 따름이다"

미국 정부가 28일 마이크로소프트(MS)를 윈도그룹과 소프트웨어그룹으로 분리시키고 10년간 재결합하지 못하게 한다는 내용의 ''2개분할안''을 연방법원에 정식 요청한후 여론은 찬반으로 갈라져 팽팽한 논쟁을 벌이고 있다.

이날 미국 연방정부와 별도의 제안서를 내기로 한 일리노이와 오하이오 2개주를 제외한 17개 주정부는 공동제안서를 제출하면서 "앞으로 공정한 경쟁이 유도돼 더 질이 높고 가격이 저렴한 소프트웨어가 나올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MS측은 예상대로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다.

빌 게이츠 회장은 미리 비디오로 녹화한 성명에서 "만일 오피스그룹과 윈도그룹이 함께 일하지 않았다면 우리는 오늘날 윈도를 갖지 못했을 것"이라면서 정부측 제안은 "첨단기술산업의 혁신에 찬물을 끼얹는 것"이라고 말했다.

MS는 오는 5월10일 대응안을 마련, 법원에 제출한다.

업계 전문가들의 의견도 양분되고 있다.

일부 분석가들은 "소비자들은 이제껏 얻지 못했던 가장 훌륭한 혜택을 누릴 수 있다"며 "그것은 선택할 수 있는 권한"이라고 정부편을 들었다.

미국 소비자연맹의 마크 쿠퍼 이사는 "컴퓨터상점에 가면 하드웨어는 수십개 종류가 즐비하게 나열해 있는데 반해 소프트웨어는 고를수 있는 여지조차 없다"며 이는 엄연히 시장의 질서를 깨뜨리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른 한편에서는 MS의 독점행위를 막아야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쪼개는 게 최선은 아니지 않냐"며 "소비자가 피해보지 않도록 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라는 논리를 펴고 있다.

뉴욕 도이체방크의 시장분석가 크리스토퍼 모텐슨은 "MS를 강제로 분할한다고 해서 소비자들이 이익을 볼 것 같지는 않다"며 분할안에 반대했다.

워싱턴포스트도 "회사를 쪼개는 것은 문제를 더 불러일으킬 뿐"이라고 MS편을 들었다.

한편 시사주간지 타임은 몇년이 걸려서라도 결국은 MS가 이번 소송에서 승리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 MS분할여부와 상관없이 주식투자자들은 손해를 보지 않을 뿐 아니라 기업분할에 따른 주식분배 과정에서 오히려 이익을 볼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고성연 기자 amazingk@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