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뱅킹이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인터넷에 접속만 하면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은행일을 처리할 수 있는 편리함 때문이다.

은행들도 점포 창구보다 저렴한 수수료와 대출이율을 내걸고 인터넷 뱅킹을 유도하고 있다.

시간과 공간을 초월해 은행업무를 보는 사이버 금융시대의 전주곡이다.

<> 인터넷뱅킹 현황 =국내 인터넷뱅킹 등록고객수는 지난 3월말 현재 47만명을 기록했다.

작년말(12만명)에 비해 석달새 3.8배 규모로 늘어난 숫자다.

최근들어 하루 5천명씩 인터넷뱅킹에 가입하고 있는 추세다.

인터넷뱅킹을 통한 잔액조회와 자금이체 및 대출서비스 이용실적도 지난 3월 한달간 4백80만건을 기록했다.

지난해 월평균 실적에 비해 6배나 증가한 셈이다.

자금이체서비스는 지난해 월평균 18만4천건에서 올 3월엔 1백만5천건으로 5배 이상 늘어났다.

인터넷뱅킹을 통해 이뤄진 자금이체 규모는 한달간 9조7천6백74억원에 달할 정도다.

인터넷 대출서비스도 지난 3월 한달간 2만1천건에 1천7백69억원의 이용실적을 나타냈다.

전체 창구처리 업무량의 1%를 인터넷뱅킹이 대체하고 있다는 게 한국은행의 분석이다.

인터넷뱅킹은 지난해 7월 신한은행이 도입한 이래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을 제외한 21개 국내 은행 가운데 16개 은행이 인터넷뱅킹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나머지 5개 은행도 올해안에 도입할 계획이다.

하나은행 등은 일선점포없이 가상공간에서만 영업하는 "인터넷 전문은행"의 설립도 추진중이다.

<> 확산 배경 =편이성은 인터넷뱅킹의 가장 큰 매력이다.

한빛 조흥 등 11개 은행이 제공하는 사이버대출은 고객이 인터넷을 통해 대출신청을 하면 즉석에서 대출승인여부를 알려준다.

가까운 점포에 가서 필요한 서류만 제출하면 바로 돈을 받을수 있다.

일부 은행의 경우 인터넷만으로 "원스톱( one-stop )대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경제성도 빼놓을 수 없다.

은행 창구에서 다른 은행에 자금을 이체할 경우 최고 7천5백원의 수수료를 내야 한다.

현금자동인출기를 사용해도 최고 7천원이 부과된다.

반면 인터넷뱅킹을 이용할 경우 수수료는 최고 5백원에 불과하다.

같은 은행내의 송금은 무료다.

또 대부분 은행들이 인터넷을 통한 대출신청시 0.5%포인트 가량 낮은 이율을 적용하고 있다.

다양한 부가서비스도 인터넷뱅킹의 확산을 부채질하고 있다.

각 은행들은 상품안내,예금이나 대출잔액 조회,재테크상담,신용카드 조회,분실신고,송금서비스 등을 기본으로 서비스한다.

한빛은행의 경우 고객이 인터넷뱅킹을 이용해 스스로 재무관리를 할 수 있는 "마이 E-한빛" 서비스가 눈길을 끈다.

주택은행 홈페이지에선 부동산뉴스,매물정보,부동산 세무안내,주택복권구입 등 다양한 부동산관련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 모바일 ( Mobile ) 뱅킹 =휴대전화를 활용한 모바일뱅킹도 휴대폰 보급과 함께 인기를 끌고 있다.

이미 조흥 한빛 국민 외환 한미은행과 농협 등 6개 은행이 이 서비스에 나섰다.

나머지 13개 은행도 올해안에 서비스를 개시할 예정이다.

모바일뱅킹을 통해 제공되는 금융서비스는 주로 예금잔액 조회,거래명세 조회,자금이체 등이다.

모바일뱅킹도 인터넷뱅킹과 마찬가지로 자금이체 수수료 부담이 거의 없다.

<> 문제점 =인터넷뱅킹은 아직 걸음마 수준이다.

대부분 은행이 금융상품정보나 예금조회 및 계좌이체 서비스 등 단순한 형태의 금융서비스만을 제공하는데 머무르고 있다.

대출신청시 입력자료의 진위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별도의 절차가 필요하다는 점도 인터넷뱅킹 활성화의 장애물로 꼽힌다.

보안에 대한 불안감도 사이버 금융시대를 가로막는 요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터넷뱅킹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라는 게 중론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들은 "정보통신 기술의 발전에 따라 앞으로 인터넷뱅킹의 서비스 영역이 확대되면서 인터넷과 휴대폰이 은행영업의 주역으로 빠르게 자리잡게 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유병연 기자 yooby@ 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