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주부인 이윤진(42)씨.

그는 요즘 잠을 설치기 일쑤다.

알뜰살뜰 모은돈이 송두리째 날아가지 않을까 걱정되기 때문이다.

이씨가 가슴앓이를 하는 이유는 바로 투신사 때문.

이씨는 지난해 6월 이리저리 모은 돈을 끌어 모다 투신사 주식형주익증권에 맡겼다.

주가가 한창 뜰 무렵이었다.

남들이 주식투자를 해서 떼 돈을 벌었다는 소문에 용기를 냈다.

그러나 웬걸.

한달도 안돼 대우사태가 터졌다.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다 대우채군의 95%를 준다는 2월8일까지 버텼다.

이번엔 다른 문제가 생겼다.

어찌된 일인지 수익률이 마이너스였다.

7개월 이상 돈을 맡겨놓았는 데도 원금마저 손실을 봤으니 환매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1년이 되는 오는 6월까지는 기다려 보기로 했다.

그렇지만 결과는 정반대였다.

손실률은 갈수록 커졌다.

게다가 최근엔 거래하는 투신사가 구조조정 대상으로 거론된다.

자칫하면 남아있는 원금마저 날려버릴지 몰라 애태우고 있다.

이씨 같은 사람들이 많다.

고민의 골자는 두가지다.

만일 거래하는 투신사가 잘못되면 투자원금은 어떻게 될 것인지가 하나다.

나머지 하나는 손실률이 갈수록 커지는 상황에서 과연 환매를 해야 하는지,좀 기다려 볼 것인지 여부다.


<> 거래 투신사가 퇴출돼도 신탁재산은 남아 있다 =투신(운용)사 구조조정이 진행되더라도 퇴출되는 투신사가 나올 것 같지는 않다.

현재로선 그렇다.

그러나 최악의 경우 거래 투신사가 퇴출된다고 해도 원금을 송두리째 날려버릴 가능성은 희박하다.

물론 투신(운용)사에 대해선 예금이 보호되지 않는다.

그렇지만 현재의 제도상으론 회사의 존망여부와 관계없이 고객들의 재산은 보호되도록 돼 있다.

투신사들은 고객들로부터 돈을 받아 구입한 유가증권(주식+채권)을 반드시 은행에 맡겨야 한다.

투신사들이 제멋대로 고객들의 재산인 유가증권을 가지고 "장난"치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투신사의 존망에 관계없이 신탁재산은 남아 있다는 얘기다.

만에 하나 투신사가 퇴출되면 정부는 은행에 보관돼 있는 신탁재산을 팔아 그에 맞는 수익률을 계산해 고객에게 돌려주게 된다.

물론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고유계정을 가지고 있는 투신사가 문제다.

바로 한국투신 대한투신 현대투신 등이다.

이들 회사는 각각 2조~3조원의 연계콜을 쓰고 있다.

연계콜이란 회사 돈인 고유계정이 고객의 돈인 신탁계정으로부터 빌려쓴 돈이다.

이 돈을 갚지 못하고 투신사가 사라져 버리면 그 손실은 고스란히 고객이 떠안아야 한다.

만일 이런 경우가 발생하면 문제는 심각해진다.

그렇지만 한남투신과 신세기투신사태에서 보듯이 정부가 어떤식으로든 개입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투신사 구조조정을 수익증권 환매여부의 절대 기준으로 삼을 필요는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 구조조정이 수익률에는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투신사 상품은 실적배당상품이다.

운용실적에 따라 그 결과를 돌려주는 상품이다.

거래하는 투신사가 잘못될 경우 남아있는 신탁재산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은 원금을 고스란히 찾을 수 있다는 말은 결코 아니다.

그 때까지의 실적을 따져 남아 있는 재산만을 돌려받는다.

문제는 지금까지 투신사들의 신탁재산운용이 제멋대로였다는데 있다.

현대투신운용에서 보듯이 신탁재산을 임의로 편출입하는 경우도 허다했다.

부실채권을 정상채권으로 둔갑시켜 놓은 투신사도 수두룩하다.

이런 상황에서 투신사가 잘못되면 온갖 편법이 한꺼번에 드러난다.

이는 결국 수익률 하락으로 연결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투신사 퇴출로 신탁재산을 모두 날리지는 않는다고 해도 수익률에는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주의해야 한다.

<> 환매여부는 신중해야 한다 =올들어 주가가 급락하자 대부분 주식형펀드와 뮤추얼펀드의 수익률도 마이너스를 보이고 있다.

한국경제신문이 한국펀드평가와 공동으로 지난달 28일 현재 3천5백43개 펀드의 수익률을 조사한 결과 원금손실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식형펀드 성장형의 경우 연초대비 펀드수익률은 마이너스 23.68%에 달했다.

1천만원을 맡겼다면 이제 7백63만2천원밖에 남지 않은 셈이다.

주식형 스폿형은 연초대비 수익률이 마이너스 25.51%에 달한다.

지난해 간접투자상품 신화의 주역이었던 뮤추얼펀드도 마찬가지.마이너스 22.27%의 수익률을 기록중이다.

그나마 주식편입비중이 상대적으로 낮은 주식형펀드 안정형과 안정성장형의 연초대비 수익률은 각각 마이너스 6.8%와 마이너스 16.62%로 낮다.

그렇지만 역시 원금을 까먹었다는 점에선 다른 펀드와 다를 바 없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펀드가입자들의 고민은 여간이 아니다.

손실률이 줄어들기는커녕 시간이 지날수록 커지고 있으니 더욱 그렇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펀드환매에는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권한다.

물론 참는데 한계가 오는 사람은 지금 환매하는 것도 고려할만하다.

그러나 이왕 마음 고생을 한것 조금더 하는 것이 좋다고 권하는 전문가들이 많은 편이다.

현재 주가는 상당히 떨어져 있다.

경제여건과 비교하면 특히 그렇다.

투신사 구조조정이 원만히 마무리되는 하반기부터는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좀더 주가추이를 살펴본 뒤에 환매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나을 듯하다.

하영춘 기자 hayoung@ 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