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실리콘밸리의 한국벤처] (3) '열린 기업문화를 만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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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너제이 중심가에 있는 SBC(소프트웨어 비즈니스 보육센터).새너제이시가 운영하는 이곳은 미국에서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벤처 인큐베이터이다.
칼리두스(Callidus)소프트웨어,에이질(Agile)소프트웨어 등 창업 2~3년만에 연간 수천만달러의 매출을 이룬 실리콘 밸리 스타기업 대부분이 여기를 거쳐 갔다.
"99년 미국 최우수 인큐베이터"라는 명성이 말해주듯 SBC는 벤처기업에겐 선망의 대상이다.
하지만 SBC가 특별한 노하우를 갖고 있는 것은 아니다.
직원은 5명뿐.그나마 수위,전화 교환원,안내원 등 모두 업무 보조원이다.
SBC는 단지 기업이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도록 자율적인 분위기를 조성해 준다.
건물 곳곳에 마련된 크고 작은 수십개의 회의실은 이런 보육이념을 반영한다.
회의실은 비어 있는 경우가 드물다.
얼굴을 서로 맞대고 토론을 벌이는 것은 흔한 풍경이다.
사장과 직원이 따로 없다.
비즈니스 "파트너"로서 함께 논점을 이야기하고 전략 방향을 의논한다.
시간이 길어지면 회의는 인근의 레스토랑으로 옮겨간다.
그러나 결론에 도달하면 구성원들은 무서운 단결력을 발휘한다.
서로의 의견을 존중하는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최선의 해결책이 제시됐다고 믿기 때문이다.
토론문화가 확고하게 뿌리를 내리고 있는 것이다.
SBC 바로 맞은 편에 위치한 KSI(한국 소프트웨어 인큐베이터).이곳의 분위기는 많이 다르다.
회의실은 있지만 대부분 불이 꺼진 상태로 방치돼 있다.
가끔 이용되더라도 토론 모습은 찾아보기 힘들다.
주로 최고 경영자의 지시 사항을 전달하는 장소로 활용된다.
자금조달,기술개발,회계처리 등 중요한 결정은 거의 사장 몫이다.
한국기업은 일사불란하다.
지시가 내려오면 직원들은 즉각 반응한다.
이의를 내놓는 사람은 드물다.
조언은 가능하지만 사장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하는 것은 상상하기 어렵다.
이런 기업 문화의 차이는 당장 경쟁력의 차이로 나타난다.
미국의 벤처기업이 군대조직처럼 움직이는 한국의 벤처기업을 늘 앞서 간다.
여과과정(토론)을 충분히 거쳤기 때문에 의사결정은 다소 지체되더라도 대부분 최선의 선택을 하기 때문이다.
반면 한국기업은 시행착오를 반복하는 경우가 많다.
의사결정을 사장 1명에게 의존하기 때문이다.
최고 경영자의 이해관계에 따라 잘못된 결정이 내려지기도 한다.
"한국 기업은 폭풍속에 항해하는 조각배와 같습니다. 의사결정 메커니즘을 사장이 독점하기 때문이지요. 한 사람의 결정이 처음 몇 번은 옳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급변하는 시장에서 이런 의사결정 메커니즘으론 오래가지 못합니다"(메시지베이 제이슨 박 부사장)
하의상달은 없고 상의하달만 있는 한국 기업은 뜻하지 않는 불이익을 당하고 있다.
실리콘밸리의 모기업 지사장은 이렇게 말한다.
"폐쇄적인 기업문화는 경쟁력을 갉아 먹습니다. 회계법인들은 한국 기업을 불신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의사결정 과정이 그렇다보니 회계장부를 믿을 수 없다는 논리를 폅니다. 사원들을 비즈니스 파트너로 인식해 이익을 공유하는 기업이 소수가 이익을 독점하려는 기업보다 성장성이 높은 것은 당연합니다. 한국 기업이 미국의 벤처캐피털로부터 외면 당하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경영의 투명성이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벤처정신은 모험과 도전,그리고 모든 것을 공유하려는 열린 경영으로 요약된다.
한국의 벤처기업들이 모양만 벤처에 머무르지 않고 사고까지 완전히 벤처정신으로 무장해야 그나마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세계 첨단산업의 본류인 실리콘 밸리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첨단에 어울리는 경영을 갖추는 것이 당연하기 때문이다.
새너제이(미국 실리콘밸리)=김태철 기자 synergy@ked.co.kr
칼리두스(Callidus)소프트웨어,에이질(Agile)소프트웨어 등 창업 2~3년만에 연간 수천만달러의 매출을 이룬 실리콘 밸리 스타기업 대부분이 여기를 거쳐 갔다.
"99년 미국 최우수 인큐베이터"라는 명성이 말해주듯 SBC는 벤처기업에겐 선망의 대상이다.
하지만 SBC가 특별한 노하우를 갖고 있는 것은 아니다.
직원은 5명뿐.그나마 수위,전화 교환원,안내원 등 모두 업무 보조원이다.
SBC는 단지 기업이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도록 자율적인 분위기를 조성해 준다.
건물 곳곳에 마련된 크고 작은 수십개의 회의실은 이런 보육이념을 반영한다.
회의실은 비어 있는 경우가 드물다.
얼굴을 서로 맞대고 토론을 벌이는 것은 흔한 풍경이다.
사장과 직원이 따로 없다.
비즈니스 "파트너"로서 함께 논점을 이야기하고 전략 방향을 의논한다.
시간이 길어지면 회의는 인근의 레스토랑으로 옮겨간다.
그러나 결론에 도달하면 구성원들은 무서운 단결력을 발휘한다.
서로의 의견을 존중하는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최선의 해결책이 제시됐다고 믿기 때문이다.
토론문화가 확고하게 뿌리를 내리고 있는 것이다.
SBC 바로 맞은 편에 위치한 KSI(한국 소프트웨어 인큐베이터).이곳의 분위기는 많이 다르다.
회의실은 있지만 대부분 불이 꺼진 상태로 방치돼 있다.
가끔 이용되더라도 토론 모습은 찾아보기 힘들다.
주로 최고 경영자의 지시 사항을 전달하는 장소로 활용된다.
자금조달,기술개발,회계처리 등 중요한 결정은 거의 사장 몫이다.
한국기업은 일사불란하다.
지시가 내려오면 직원들은 즉각 반응한다.
이의를 내놓는 사람은 드물다.
조언은 가능하지만 사장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하는 것은 상상하기 어렵다.
이런 기업 문화의 차이는 당장 경쟁력의 차이로 나타난다.
미국의 벤처기업이 군대조직처럼 움직이는 한국의 벤처기업을 늘 앞서 간다.
여과과정(토론)을 충분히 거쳤기 때문에 의사결정은 다소 지체되더라도 대부분 최선의 선택을 하기 때문이다.
반면 한국기업은 시행착오를 반복하는 경우가 많다.
의사결정을 사장 1명에게 의존하기 때문이다.
최고 경영자의 이해관계에 따라 잘못된 결정이 내려지기도 한다.
"한국 기업은 폭풍속에 항해하는 조각배와 같습니다. 의사결정 메커니즘을 사장이 독점하기 때문이지요. 한 사람의 결정이 처음 몇 번은 옳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급변하는 시장에서 이런 의사결정 메커니즘으론 오래가지 못합니다"(메시지베이 제이슨 박 부사장)
하의상달은 없고 상의하달만 있는 한국 기업은 뜻하지 않는 불이익을 당하고 있다.
실리콘밸리의 모기업 지사장은 이렇게 말한다.
"폐쇄적인 기업문화는 경쟁력을 갉아 먹습니다. 회계법인들은 한국 기업을 불신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의사결정 과정이 그렇다보니 회계장부를 믿을 수 없다는 논리를 폅니다. 사원들을 비즈니스 파트너로 인식해 이익을 공유하는 기업이 소수가 이익을 독점하려는 기업보다 성장성이 높은 것은 당연합니다. 한국 기업이 미국의 벤처캐피털로부터 외면 당하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경영의 투명성이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벤처정신은 모험과 도전,그리고 모든 것을 공유하려는 열린 경영으로 요약된다.
한국의 벤처기업들이 모양만 벤처에 머무르지 않고 사고까지 완전히 벤처정신으로 무장해야 그나마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세계 첨단산업의 본류인 실리콘 밸리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첨단에 어울리는 경영을 갖추는 것이 당연하기 때문이다.
새너제이(미국 실리콘밸리)=김태철 기자 synergy@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