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도 "펑셴"열풍이 불고 있다.

"펑셴"은 "벤처"의 중국어.

최근 한국의 벤처.중소기업인들은 "인터넷.정보통신 중국협력 촉진단"을 결성,중국행 비행기를 탔다.

중국의 펑셴에 투자하는 길을 찾기 위해서였다.

이들은 상하이 난징 베이징 등 여러 곳을 둘러보면서 차츰 "섣불리 이곳에 뛰어들다간 큰코 다칠 것"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한국은 물론 전세계가 중국을 주목하는 이유는 엄청난 잠재력을 지니고 있기 때문.

이곳을 선점해 글로벌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서다.

실제 지난해 6월 4백만명에 불과했던 중국 인터넷 사용인구는 작년말 8백만명,지금은 약 1천3백만명으로 급증하고 있다.

IT(정보통신)산업의 성장세를 수치상으로 뒷받침하고 있는 셈.

이와 함께 상하이 푸둥,베이징 중관춘 같은 첨단과학기술단지에는 외국자본과 기업들이 다투어 몰려들고 있다.

베이징 소재 동북아기술경제연구소의 김병중 소장은 그러나 "남들은 다 하는데 나만 안 하면 뒤처진다는 생각에 별 준비 없이 중국 투자를 해선 낭패를 당한다"고 경고한다.

자본력 인지도 기술력 등 여러 면에서 한국이 미국 일본 유럽 등 선진국과 경쟁하기란 쉽지 않은 탓이다.

중국은 사회주의 시장경제 노선을 채택하고 있다.

현재 중국에서 운영되는 벤처캐피털은 대부분 정부자금이다.

베이징 중관춘내 벤처 가운데 40% 이상은 국영기업.

중국에선 아직까지 "펑셴"에 대한 정의나 관련 법규도 정비돼 있지 않다.

멍석만 깔려있을 뿐이다.

잔칫상은 마련돼 있지도 않은데 주인 이름만 듣고 손님들이 모여드는 셈이다.

과거 한국인들은 대중국 비즈니스의 제1원칙으로 "관시(관계)"를 중시했다.

정부 관료들이나 회사 고위 간부에게 술을 대접해가며 개인적 친분을 두텁게 하는 전략이 그것이다.

하지만 이젠 이런 ''연줄''에 의존한 ''전략''은 중국에서 더이상 통하지 않는다.

중국에 주재하는 어느 한국인 상사원은 "하이테크 산업 육성을 위해 "수쯔(디지털)"를 내세우는 현재의 중국에서 관시는 옛말"이라고 잘라 말한다.

적어도 벤처업계에서는 능력을 우선시하는 쪽으로 흐름이 바뀌었다는 것이다.

"나눔과 협력"의 벤처 정신을 통해 한.중 "기술.인력 인프라"가 뿌리내리기를 기대해 본다.

베이징=이방실 벤처중기부 기자 smile@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