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경제가 "저인플레 고성장"의 미국형 신경제로 진입하기 위해서는 오랜 기간에 걸친 구조조정과 혁신노력이 필수적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국개발연구원(KDI) 성소미 연구위원은 4일 "미국의 주가버블과 신경제"란 보고서에서 "최근 미국증시의 불안은 단기적인 조정과정으로 미국경제 자체가 급격한 하강국면으로 추락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면서 "미국이 9년째 누리고 있는 장기호황의 근원은 주가급등에 따른 자산효과가 아니라 공급측면,즉 구조조정과 기술혁신에 의한 생산성 증가에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 경기가 외환위기 이후 급격히 회복되면서도 비교적 낮은 물가상승률을 유지하자 일각에서는 미국식 신경제가 한국에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그러나 최근 1~2년간의 구조조정성과와 거시지표 향상을 갖고 기대하는 것은 너무 성급한 감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형 신경제를 모색하기 위해선 기업.금융부문의 잔재부실을 청산하고 관치금융을 청산하는 한편 금융시장의 효율화와 건전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지식자산의 창출과 축적을 위해 교육 기초과학 원천기술 등에 대한 장기투자를 늘리고 이런 투자의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제도개혁과 조직혁신을 이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정보통신 발달이 사회전반의 효율성 제고로 연결되도록 각종 규제를 철폐하고 새로운 패러다임을 뒷받침하는 법적.제도적 하부구조를 구축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성 위원은 한국 코스닥 시장이 조정양상을 보이는 것과 관련 "코스닥 시장 신규등록을 통해 자금조달을 하려던 기업들간의 경쟁이 치열해질 수 있지만 이것이 벤처기업 전반의 자금부족현상을 초래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

김인식 기자 sskiss@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