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시장의 눈은 온통 현대그룹주에 쏠렸다.

이날 오전 현대그룹이 발표한 현대투신 자구책이 과연 시장에서 어떤 평가를 받을지가 최대 관심사였다.

현대그룹 계열사들의 주가가 대부분 상승세를 탔기 때문에 주가상으론 일단 합격점을 받은 것으로 볼 수 있다.

다만 이번 자구책이 투자심리를 일시에 호전시킬만한 모멘텀이 될 것인지, 또 계획대로 실현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시장관계자들의 의견이 분분했다.

<> 현대그룹주 주가 추이 =현대강관 울산종금을 제외한 모든 계열사 주가가 오름세를 보였다.

자구책 발표시점을 전후해 상승폭이 커졌으나 장마감무렵으로 접어들면서 오름폭이 다소 줄어들었다.

현대투신 지분을 많이 보유한 현대전자와 현대증권의 주가움직임이 특히 눈길을 끌었다.

현대전자의 경우 장중 한때 2% 이상의 상승률을 보였다.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상승폭이 줄어들다 한때는 하락세로 돌아서기도 했다.

종가는 전날보다 0.57% 오른채 마감됐다.

일부 외국증권사 창구에선 대량 매물이 흘러나왔다.

현대증권은 전날에 비해 6.30%나 올랐다.

다른 대그룹주들과 비교하더라도 현대 관련주가 고르게 상승했다는 점에서 일단 긍정적인 시장평가를 얻어내는데 성공했다고 볼 수 있다.

<> 시장관계자 반응 =한일투신의 우경정 이사는 "무난한 자구책"으로 평가했으며 "투자심리가 점차 안정될 것"으로 전망했다.

우 이사는 "예정됐던 투신사 구조조정 과정상 어차피 겪어야할 악재 하나가 해소된 것"이라고 말했다.

크레디리요네증권의 이진용 서울지점장은 "시장참여자, 정부, 현대그룹이 문제점을 알고 해결방안을 찾는데 노력했다는 것 자체가 불확실성을 제거해 주는 역할을 한 것"이라고 밝혔다.

완전히 해결될 때까진 다소 시간이 걸릴 수도 있지만 가닥이 잡히고 있다는 점을 높이 평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SK증권의 강현철 조사역은 "이번 자구책이 실현될지 시장이 지속적인 관심을 가지고 지켜 볼 것"이라고 지적했다.

현대그룹이 시장의 신뢰를 1백% 회복하기 위해서는 자구책을 성공적으로 실현시켜야 한다는 설명이다.

<> 향후 전망 =이번 현대투신 사태가 주가바닥을 더욱 공고히 다지는 역할을 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크레디리요네증권의 이 지점장은 "기업실적호전, 저금리 등을 감안하면 주가가 바닥권에 닿았다"고 말했다.

한일투신의 우 이사는 "대투, 한투, 현투 등 투신권 구조조정이 잘 마무리된후 투신권으로 신규 자금이 다시 유입되는게 주가회복의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SK증권의 강 조사역은 "은행권 구조조정까지 끝나는 6,7월께 주가가 본격적인 상승세를 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반면 엥도수에즈 WI카 증권의 이옥성 지점장은 "현대투신 문제가 금융권 2차 구조조정 과정에서 불거져 나온 한 부분이어서 증시를 바로 회복시킬 수 있는 강한 모멘텀을 주진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거래량과 거래대금이 늘지 않고 정체돼 있어 짙은 관망세가 걷히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김홍열 기자 comeon@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