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신당동에서 스포츠캐릭터 전문점을 운영하고 있는 K씨는 얼마전부터 매출이 뚝 떨어져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K씨의 스포츠캐릭터 전문점은 1997년 NBA카드가 청소년들 사이에 인기를 끌면서 등장하기 시작했다.

당시만해도 스포츠캐릭터 사업은 전망있는 아이템이었다.

K씨도 1997년말 유망업종으로 판단해 중.고등학교가 밀집해 있는 주택가 초입 대로변에 실평수 5평 정도의 점포를 얻어 사업을 시작했다.

1999년 초까지는 그런대로 장사가 됐으나 1999년 하반기들어 매출이 줄기 시작해 지금은 업종전환을 생각하고 있다.

K씨가 운영하는 스포츠캐릭터 전문점은 체인점 형식으로 한때 체인 본사가 전국적으로 1백여곳이 넘었지만 현재는 10여개 정도만 남아 K씨와 비슷한 상황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형편이다.

국내에서 스포츠캐릭터 사업이 아직까지 자리잡지 못한 이유로는 우선 시기적인 문제를 들 수 있다.

대부분의 스포츠캐릭터 상품이 수입에 의존하다보니 국제통화기금(IMF)관리체제를 맞아 환율이 급등해 수입단가가 높아질 수밖에 없었다.

수입 단가가 올라 수익성이 줄자 일선 판매점에서는 용산 등지에서 흘러나오는 가짜 상품을 취급하기 시작했고 결국 수입업체였던 체인 본사와 함께 공멸하고 만 것이다.

좀더 본질적인 문제로는 국내에서 캐릭터 시장이 성숙되지 않았다는 점을 들 수 있다.

한때 유행하던 아이템으로 소비자들의 관심을 지속시킬만한 다양한 제품을 개발하지 못하고 상품특성에 맞는 적절한 마케팅 전략을 구사하지 못한 것이 실패의 주요한 원인이 되고 있다.

캐릭터 판매점은 평범한 소매업과 다르다.

물건만 파는 곳이 아니고 이미지를 판매하는 곳이다.

따라서 일종의 문화상품을 파는 가게라고 보면 된다.

그런 만큼 운영방식도 일반 판매점과는 달리 감각적이고 변화무쌍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 상품진열 방식을 바꿔야 한다.

한번 진열한 상품을 그대로 두는 게 아니라 주기적으로 디스플레이나 진열 방식을 바꿔 늘 새로운 상품이 있는 것같은 느낌을 줘야 한다.

점포 인테리어도 톡톡 튀는 개성적인 분위기로 연출하는 게 좋다.

특히 특정 색깔을 통일해서 강렬한 이미지를 심어주고 현대적인 세련미와 깜찍함이 느껴지도록 한다.

점포 면적은 좁아도 되지만 입지는 좋아야 한다.

주택 밀집가라면 5천세대 이상을 흡수할 수 있는 입지에 점포를 얻어야 한다.

그런 점포는 종합상가 1층이나 눈에 잘 띄는 주택가 초입대로변 점포다.

주고객층은 청소년이지만 아이들과 함께 찾는 주부 손님들도 많으므로 점포를 구할 때는 이들의 동선도 고려해야 한다.

또 특수를 놓치지 않도록 이벤트 기획에 신경을 써야 한다.

어린이날 밸런타인데이 화이트데이 등은 물론 신학기 방학 봄맞이 등 끊임없이 아이디어를 내 1년 사계절 이벤트가 끊이지 않고 늘 화제가 풍부한 점포로 이미지를 가꿔가야 한다.

캐릭터시장은 성장 잠재력이 크고 캐릭터시장에서 스포츠 캐릭터는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만큼 새로운 형태의 스포츠캐릭터 전문점이 등장할 가능성이 높다.

대신 국내 캐릭터시장이 완전히 성숙되기까지는 어느 정도 시일이 걸릴 것이므로 성장 단계를 고려해 적절한 형태로 창업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 이경희 < 한국창업전략연구소장 천리안 GO LKH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