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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입삼 회고록 '시장경제와 기업가 정신'] (100) '미래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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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래학자 허만 캄 박사 ]

    1970년초 한.일 양국을 떠들썩하게 한 미래학자 허먼 칸(Herman Kahn)박사를 소개한다.

    전경련이 칸 박사를 초청한 것은 72년 8월초였다.

    그는 "미국의 대외정책과 아시아의 경제전망"이라는 제목으로 강연했다.

    칸 박사는 세계에 이름난 미래학자였다.

    "21세기는 일본 세기가 될 것이다"

    당시로서는 전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할 충격적 주장을 했다.

    한국에 대해서도 "유교문화에 의한 교육열과 근면성으로 연 10% 고도성장을 지속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런 주장은 박정희 정부 엘리트들을 매우 고무시켰다.

    그는 한술 더 떠 "21세기는 일본이 미국을 앞지르는 초강대국이 될 것이다"라고 서슴없이 주장했다.

    "초강대국 일본의 도전과 대응(The Emerging Japanese Superstate Challenge & Response)"이라는 그의 저서는 일본에서 베스트 셀러가 됐다.

    다나카 가쿠에이총리 이하 매스컴과 학계는 그의 장단에 춤을 추는 듯 했다.

    적극적이고 낙관론자인 다나카 총리는 특히 칸 박사와 의기상통했다.

    칸 박사는 일본 총리실도 무상 출입했다.

    한시간이고 두시간이고 칸 박사가 시간있는 대로 총리와 면담한다고 신문들은 가십난에 써댔다.

    이렇게 칸 박사가 일본에서 환영받는 이유는 다른 데 있다.

    즉 제2차 세계대전에서 일본의 패전을 경제 경쟁에서의 승리로 보상받으려는 심리가 작용했다.

    말하자면 칸 박사는 일본 국민의 치어리더 격이었다.

    그는 한국 박정희 대통령의 경제정책을 지지,찬성했다.

    그래서 한.일 양국 수뇌는 칸 박사를 국빈으로 대접했다.

    2020년 일본이 미국을 앞지르게 될 것이라고 나름대로의 숫자와 요인 분석으로 칸 박사는 그의 논지를 전개했다.

    한국도 남북경제발전 경쟁에서 승리할 뿐만 아니라 25년 뒤엔 선진국의 대량소비시대로 진입할 것이라고 장밋빛 전망을 제시했다.

    지금 생각하니 칸 박사의 논지에는 허점도 많고 과장된 게 한 두가지가 아니다.

    그러나 한 국가나 민족이 침체됐거나 의기소침했을 때 무당같은 허황된 말에도 고무될 수 있다는 실례를 칸 박사가 한.일 양국에 준 영향에서 찾을 수 있다.

    칸 박사는 이미 타계했다.

    생존했으면 필자와 동갑인 79세다.

    칸 박사와 필자의 관계는 1972년 초청 후 급속히 가까워졌다.

    그는 74년 2월에 강연차 다시 내한했다.

    우리는 마음을 터놓고 각종 문제에 대해 토론했다.

    지금도 필자의 기억에 남아있는 칸 박사의 몇가지 예언적인 지적이 있다.

    1)미국은 이미 탈공업사회에 진입해서 다른 나라에 일을 시키는 방향으로 나가고 있다.

    한국은 이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

    2)한국의 노동력의 질은 세계 제일이다.

    이는 일본도 앞으로 따를 수 없을 것이다.

    이 무렵 미국 시사주간지 뉴스위크는 "일본사람을 게으르게 느끼게 하는 한국인들"이라는 주제로 특집을 실었다.

    칸 박사의 주장은 이렇게 이어졌다.

    탈공업사회를 최초로 지적한 사람은 칼 마르크스다.

    뒤에 케인스,슘페터 등도 모두 탈공업사회 도래를 예견했으나 동시에 "자본주의 사회는 그 사명을 다한 후 사라지고 말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자본주의의 생명력은 이들 석학들의 예견을 무색케 할 정도로 강인하고,또 앞으로 존속될 것이라고 전경련 초청 강연에서 칸 박사는 단언했다.

    칸 박사는 명문가였다.

    논지가 뚜렷했고 논리가 명백했다.

    실제 강연할 때는 일류 통역사도 쩔쩔맸다.

    주제에서 벗어나는 것은 물론 갈팡질팡 하기가 일쑤였다.

    그래서 필자는 그에게 이렇게 물었다.

    "당신의 글은 논지와 논리가 뚜렷한 명문인데,강의는 왜 그렇지 못한가"

    칸 박사는 필자의 실례에 가까운 질문에 파안대소하면서 대답했다.

    "나의 강의 녹음 테이프를 정리하는 비서들 고생은 이만저만이 아니라오.수십번 토론하고 고치고 해서 겨우 문장을 만든다오"

    필자는 "이 친구 솔직하고 자신만만하구만"하고 생각했다.

    [ 김입삼 전 전경련 상임 부회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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