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정상회담을 위한 실무절차 합의서가 "될듯 말듯" 애를 태우고 있다.

남북한은 8일 열린 4차 준비접촉에서도 합의서를 채택하지 못했다.

합의서의 전체 16개항 가운데 14개항은 합의됐으나 취재기자단 수와 의제의 표현문제에는 끝내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따라서 실무절차 합의서 타결은 5차 준비접촉으로 넘어갔다.

<> 합의된 부분 =양영식 남측 수석대표는 이날 오후 접촉이 끝난 뒤 "쌍방이 절차문제를 진지하게 협의한 결과 한두개 문제를 제외하고 대부분 합의하거나 의견일치를 보았다"고 말했다.

대표단의 왕래수단과 방법 및 절차, 선발대 파견, 편의제공, 신변안전 보장 등은 1994년 합의서를 준용해 비교적 쉽게 합의했다.

준비접촉에서 절차합의서를 채택한 뒤 실무자 접촉을 갖자는 남측 주장도 이미 3차접촉에서 북측이 수용했다고 양 수석대표는 밝혔다.

의전 경호 통신 및 보도 분야의 실무접촉을 갖는데 대해서도 의견이 일치했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5차 접촉에서 미결 사항에 대한 합의가 이뤄지면 실무절차에 관한 합의서가 채택될 전망이다.

또 의전 경호 통신 보도 등에 관한 실무접촉 일정도 5차 접촉에서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

<> 남은 쟁점 =남북한이 이날 각각 두차례씩의 대표단 전체회의와 수석대표 단독회의를 통해서도 결론을 내리지 못한 부분은 의제의 표현문제와 취재기자단의 수다.

의제에 대해서는 포괄적으로 설정하는데 의견이 접근했음에도 문안의 표현을 놓고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남측 대표단은 "표현기술상의 차이일뿐"이라고 말하고 있으나 그 차이가 갖는 의미는 상당히 큰 것으로 관측된다.

북측은 7.4 남북공동성명에서 천명된 "조국통일 3대 원칙"을 재확인하려는 입장인데 비해 남측은 "민족의 화해와 단합, 교류와 협력, 평화와 통일 실현"에 비중을 두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취재기자단의 수에 대해서도 북측은 40명을 고집한 것으로 전해졌다.

<> 5차회담 전망 =5차접촉이 9일 열리기는 어렵게 됐다.

북측이 남측의 제의에 대해 9일 회답해 주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따라서 합의서 타결도 마냥 낙관하긴 어려운 상황이다.

의제의 표현방식이 쉽사리 극복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닌 것으로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

북측은 4차접촉에서 오후 늦게까지라도 회의를 속개해 합의서를 타결하자는 남측 주장을 끝내 받아들이지 않았다.

취재진 규모에 대해서도 남측은 "가능한 한 우리 입장을 유지할 것"이라고 밝혀 타협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다만 보도분야의 실무자 접촉을 갖기로 합의한 점은 양측의 입장이 다소 유연해질 수 있는 여지로 해석된다.

서화동 기자 fireboy@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