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이인제 상임고문이 "낮은포복"으로 임하고 있다.

정치현안에 대한 언급을 극도로 자제하면서 북한에 대한 "과외"등으로 내실을 기하는 잠행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선대위원장으로 위상이 제고되면서 시작된 당내외의 견제를 의식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당장 이 고문은 24일로 예정됐던 금강산 관광을 포기했다.

이 고문은 금강산관광 2진 단장을 맡기로 했으나 당선자와 당직자들이 대거 몰려 줄서기 논란이 일자 관광자체를 취소한 것이다.

한 측근은 "애당초 금강산 관광을 계획하지 않았다"며 "이런저런 얘기가 나오는 상황이라면 더더욱 관광에 나설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이 고문은 8일 미국방문을 마치고 귀국직후 기자들과 만나서도 말을 아꼈다.

그는 당내 민주화 논의와 상향식 공천에 대해 "아주 바람직한 일이며 시대적 대세"라는 원론적인 얘기를 했을 뿐 민감한 질문에는 즉답을 회피했다.

대신 이 고문은 최근 남북 정상회담 등으로 급변할 개연성이 높은 한반도 정세 등에 관심을 쏟고있다.

지난달 방한한 조남기 중국 정협 부주석의 숙소를 방문,북한상황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기도 했던 그는 최근 북한전문가들과의 접촉을 늘리고 있다.

그는 "(민감한 정치현안에 대해)때가 되면 얘기할 것"이라면서 "앞으로 미국 일본 중국 유럽 등 각국 지도자들과의 교류를 늘리겠다"고 말했다.

당분간 국내 정치와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면서 나름의 이미지제고에 나서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재창 기자 leejc@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