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소니가 이데이 노부유키회장(62)과 안도 구니타케사장(58)체제로 개편됐다.

이데이회장겸 최고경영자(CEO)는 인터넷비즈니스를,안도 신임사장은 가전및 전자부품등 제조부문을 맡는다.

오가 노리오(70)회장은 신설된 이사회의장으로 내정돼 사실상 일선에서 물러났다.

소니사는 성명을 통해 이번 인사가 거대 전자제품 생산 그룹의 경영 책임을 명확히 구분짓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안도 신임 사장은 소니의 전통적인 사업 부문인 가전 제품 부문을 책임지고 이데이 회장은 인터넷 관련 사업 등 미래 사업에더 치중하도록 한다는게 그 골자다.

이번 인사는 현재 수입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핵심 사업인 전자제품 부문과 전망은 있지만 수익성은 아직은 불투명한 온라인 게임, 인터넷 서비스 등 미래 산업부문과의 조화를 어떻게 이룰 것인 가하는 소니의 당면 과제를 그대로 보여주는 것.

인터넷 사업 부문 확장이란 업무가 이데이 전 사장이 혼자 감당하기에는 무리라고 보고 이데이 전 사장의 업무를 분담시키는 이데이-안도 체제로 전통적인 시장과 첨단 미래 시장을 모두 겨냥하겠다는 생각이다.

이번 인사에서 이사진에 합류한 소니 컴퓨터 오락담당 사장 구타라기 켄은 이데이 회장이 개념을 중시하고 아이디어를 내놓는 사람인 반면 안도 신임 사장은 현실적인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도쿄 대학 경제학부를 졸업하고 69년 소니사에 들어온 안도 사장은 이데이가 사장에 취임한뒤 추진한 PC 사업 부문을 맡으면서 출범 첫해 실패를 딛고 97년 화려한 컬러와 슬림한 디자인의 노트북 `바이오"를 내놓으면서 성공, 수완을 인정받았다.

안도 사장도 기자회견에서 소니가 앞으로 이동전화나 인터넷 접속 소형 단말기,팜 컴퓨팅 사의 소프트웨어에 기반을 둔 소형 오락기 등에 역점을 둘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인사는 또 영.미형 기업통치체제를 다지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데이사장은 "상법상의 제약을 최대한 탈피,경영감독과 집행업무를 구분하는데 초점을 맞추었다"고 설명했다.

소니는 회장직을 그룹을 포함한 기업경영의 최고책임자로 자리매김했다.

이사회의장은 경영을 감독하고 경영의 집행은 CEO와 COO가 맡게 된다.

회장과 사장은 역할을 분담한다.

회장은 그룹전체를 총괄,기업의 가치를 끌어올리는 일에 주력한다.

사장은 게임기 PC 가전 전자부품등 기존 전자사업을 맡는다.

소니는 또 상법상의 임원의 호칭을 폐지,권한을 명확히했다.

지금까지는 상법상임원과 집행임원에 대해 전무 상무등의 호칭을 사용해왔다.

소니는 그동안 영미식 경영체제도입에 앞장서 왔다.

97년에는 대기업 가운데 처음으로 집행임원제를 도입했다.

집행임원제는 소니 경영개혁의 성공사례로 평가받았다.

소니의 전통적인 2인체제가 이부카 마사루-모리타 아키오,모리타-오가,오가-이데이에서 이데이-안도체제로 이어졌다.

"계장,과장시절부터 소니의 장래를 서로 논의해왔다"는 이데이-안도체제가 영미식 경영으로 소니신화를 이어갈지 주목된다.

도쿄=김경식 특파원.kimks@dc4.so-net.ne.jp